일본강의날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11/30부터 12/4까지 홋카이도에 다녀왔습니다.
일본강의날대회는 "좋은 강, 좋은 강 만들기 워크숍"이란 이름으로 진행됩니다.
올해 일본강의날대회는 12/1~12/2 이틀 동안 홋가이도 오비히로 시에 있는 대평원호텔에서 열렸고,
일본에서 49개의 사례가 발표되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지난 8월에 있었던 한국강의날대회에서 1,2위를 수상한 두 팀이 사례발표를 했습니다.
그 외에도 일본의 습지와 하천 등 자연환경을 둘러보는 일정이 포함되었습니다.
일본의 "전국수환경교류회"는 1993년 전국에서 활동하는 강, 물과 관련된 시민단체가 힘을 모아 발족,
건전한 물환경을 보전, 회복하기 위한 소통의 장이 중요하다고 인식하여 전국네트워크로 결성되었다고 합니다.
2003년 10월에 NGO법인화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일본강의날대회 행사장 앞의 접수 현장
한국에서와 같이 일본에서도 강이 가지고 있는 보물을 조명하여 "좋은 강, 좋은 강 만들기란 무엇인가" 찾습니다.
주제별 경연을 통해 본선 진출이 이루어집니다.(주제별 경연장의 한 곳)
본선에 진출한 사례 지역에서 발표를 합니다.
한국 참가자들 전체가 소개를 받고 대표님이 참가자들을 대표하여 인사를 했습니다.
일본의 사례 및 한국의 우수사례에 대해 참가자들이 진지하게 들었습니다.
한국강의날대회에서 2위를 수상한 전북 김제네트워크의 비점오염원 방지 사례 발표입니다.
한국강의날대회에서 우승을 했던 더불어성사천의 하천환경 보전 사례발표입니다.
일본강의날대회 1일차 사례발표가 끝난 후 한국 참가자들이 일본 대회 현수막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습니다.
일본강의날대회 1일차 저녁에는 한국과 일본 참가자들의 교류 모임이 이어졌습니다.
같이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을 찍는 등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초록색 티셔츠를 입은 삿뽀로의 잠자리연구회는 2012년 일본강대회를 비롯, 한국강대회 방문, 2018년 일본강대회 등 벌써 수차례 만나게 된 반가운 인연입니다.
우리 단체가 2013년 고기동습지에서 발견한 멸종위기종 대모잠자리에 대해서도 이야기나눈 기억이 있습니다.
일본강대회 참여 외에도 사이사이로 일본의 습지와 하천 등 자연환경을 둘러보는 일정이 진행되었습니다.
홋카이도에서는 그대로 보존된 자연을 가는곳마다 만날 수 있어서 경이로웠습니다.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의 많은 하천들
흰수염폭포(절벽을 타고 흐르는 폭포수가 마치 흰수염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아오이 이케(호수와 자작나무가 어우러져 신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곳)
도카치강(토카치다케를 원류로 도카치평야를 가로질러 태평양으로 흘러가는 156km의 강)
쿠시로 습원.
홋카이도 쿠시로 평야에 위치하는 일본 최대의 습원으로, 면적이 18,290ha입니다.
쿠시로 습지는 1980년 람사르 등록지로, 1987년 습원주변을 포함, 약 26861ha가 국립공원(쿠시로습원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현재 이 일대는 개발이 엄격히 규제되고 있다고 합니다.
한때 농지화하기 위한 시도도 있었지만, 현재는 개발보다 보전에 힘을 쏟고 있으며,
습원 내에는 국토교통성, 환경성 등 쿠시로 습원 자연재생 프로젝트에 따라 자연 재생사업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쿠시로습원은 두루미 등 많은 조류의 번식지, 휴양지, 월동지가 되고 있습니다.
'단쵸학'이라 불리는 두루미서식지에 들렀더니 두루미가족이 열심히 먹이를 먹고 있었습니다.
일본 홋카이도에는 호수도 많았는데, 겨울에도 물이 얼지않는 자연의 신비로움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아칸국립공원에 있는 아칸호수
유황분출구를 볼 수 있는 600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마슈코 근처의 활화산 이오잔과 마슈호수
겨울에도 물이 얼지 않는 굿샤로호수의 고니들
마지막날에는 홋카이도의 중심도시인 삿포로의 수원인 토요이라강을 견학했습니다.
이 강은 길이 72.5km이고 이시카리강의 지류이라고 합니다.
이 강은 아이누족에게는 삿포로강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있다고 합니다.
'토요이라'라는 이름은 원래 삿포로 강의 합류점을 가리키는 이름이었는데,
이 지역에 일본의 식민화가 진행되면서 홋카이도 토착민인 아이누족이 사용하던 이름은 대체되었다고 합니다.
다음은 황부경운영위원장의 일본강대회에 참여 기록입니다.
4박5일의 일본 강대회 참가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다.
기대만큼 많은 것을 보고 느꼈던 여행.
개인 일정이었으면 찾아다니기 힘들었을 깊은 자연 속으로 정말 열심히 열심히 다녔다.
일본이 이렇게 큰 나라였나.
생각보다 큰 스케일에 놀라고 잘 보존된 자연에 기가 죽는다. 웬만하면 손 대지 않고 자연 그대로 두려는 일본인들의 의지가 확실하게 읽혔다. 자연을 대하는 태도에서, 가장 가까이 사는 이웃 민족끼리 이렇게 큰 차이가 나다니. 산림에게 그렇고 물에게 그렇고 들판에게 그렇고 인간 아닌 생명체들에게 그러함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특히 개인적으로 민감하게 관찰했던 것은 도로망.
호까이도 섬 하나가 이렇게 넓었나 싶을 정도로 사이트와 사이트 사이의 이동 시간이 보통 서너 시간이 걸렸는데, 그것은 지방에서는 고속도로보다 거의 지방도로만 타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길고 오래 걸려 돌아 돌아 가는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단순하고 최소한의 지방도로망을 두고 있다. 물론 인구의 밀도에 따라 불필요한 예산을 낭비하지 않는 행정 원칙일텐데, 관광업이 도 사업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호까이도의 특징을 생각하면 좀 의외이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1회성 행사인 평창 올림픽을 위해 제2영동고속도로와 강릉행 KTX가 뚫렸다. 그 뿐만이 아니라 지자체의 업적 과시용 고속도로가 전국 벽촌까지 거의 다 뚫려 있어서 전국 대부분의 지역으로 서너시간내 육로 여행이 가능하다. 도로의 난립이 자연을 어떻게, 얼만큼 방대하게 훼손하는가를 생각하면 거미줄보다 촘촘한 우리나라의 도로망은 자랑스러운 업적이 아니라 낯 뜨거운 치부이다. 균형발전이라는 캐치 프레이즈가 전국토의 도시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님에도 느림과 불편함을 견디지 않으려는 조급증은 거리낌 없이 산하를 조각내 왔다. 인간의 편의와 속도 위주로 전국의 구석구석까지 고속도로가 뻥뻥 뚫려 있는 나라가 과연 문명국이고 선진국일까.
이웃한 두 나라의 의식에서 큰 차이가 나는 이유를 나는 지진에서 찾는다. 대대로 지진에 대한 공포와 대비가 DNA에 깊히 박혀 있는 일본인들에게 자연은 두려움과 경외의 대상일 것이다. 지진을 염두에 두는 개발과 건축은 웅대하거나 확장 지향일 수 없고, 무엇을 짓든 땅과 자연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지진이 부러울 조건은 결코 아니지만, 지진으로 인해 굳어진 일본인들의 겸손한 태도는 참 많이 부럽다. 우리도 본디는 자연에 순응하고 두렵게 여기던 민족이었는데 뿌리도 일천한, 망할 서구식 사고방식이 무분별하게 유입 된 이후 우리에게 자연이란 정복하고 개발하고 착취할 대상이 되고 말았다. 위대한 자연마저 자본으로 환산하여 겁 없이 파헤치다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정신을 차릴 것인지, 후손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는 부끄러운 조상이 되어 지구별에서 꺼져줄 때나 잘못한 것을 깨달을 것인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많이 배우고 행복했던 여행이지만, 그 행복이 잘 지켜진 자연 안에서 만끽된 것이라는 자각은 곧바로 그런 자연을 가지고 있는 이웃에 대한 부러움으로 이어지며 완전하게 행복하지 못했다.
돌아가자니 가자마자 또 다시 붙들어야 할 용인시 난개발 관련 서류 더미들이 떠올라 자괴감이 든다. 그 두께 만큼 무겁고 큰 돌이 가슴에 턱 올려진 것 같은 기분으로 오르는 귀국길.
갈 길이 먼 우리.
#눈이오면눈이와서맑으면맑아서좋았던호까이도
#위대한자연이주는선물
#일본강대회
#한국강살리기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