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6일 용인 탄천과 성복천에서 어류 집단폐사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고 발생 후 용인환경정의는 용인시의 부실한 초동대응, 미흡한 사후조치 등에 문제 제기를 하고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또한 물고기 떼죽음의 전 과정을 조사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민관공동대책단 구성을 요구하며 시민서명을 받았습니다.
관련하여 6월 3일 용인시장을 비롯 용인시 환경과장, 용인시 하수운영과장, 수지구청 산업환경과장, 환경과 수질보전팀장과 용인환경정의가 만났습니다.
만난 자리에서 백군기 용인시장을 비롯하여 모두가 문제 인식을 같이 했고, 사고책임자 문책 및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크고작은 사고에 대한 책임 단위 명시, 그리고 다음의 조처들을 민관이 함께 공유해가며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1. “물고기 집단폐사 대응 매뉴얼”을 시민단체, 전문가와 공동검토하여 완성
2. 사고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가 및 환경단체 리스트” 작성
3. 향후 “물환경 민관거버넌스”가 만들어지도록 시민단체와 협업하여 추진
위 사안을 진행해나가는 과정에서 용인시의 수질오염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응방안 및 수생태 보전을 위한 정책이 체계적으로 정비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참고1] 성명서
성 명 서
지난 5월 6일 용인 탄천과 성복천에 물고기가 떼죽음 사태가 발생했다. 당일 시민제보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용인환경정의는 폐사한 물고기를 건져내는 하수처리업체 작업자들을 발견했지만 현장에 있어야 할 용인시 관계자는 없었다. 현장에 있던 트럭 짐칸에는 물고기 수거를 위한 150리터급 대형물통이 가득 실려 있었고, 늦은 시간이 되어 돌아가려는 작업자들에게 수거한 물고기 처리를 문의하자 폐기처분 한다고 했다.
죽은 물고기의 양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어떤 종류의 물고기가 피해를 입었는지 밝혀지지도 않은 채 폐기 처분될 위기에 놓인 것을 알고 용인시에 시료 검사 의뢰를 요청했지만 담당자는 “폐사한 물고기 검사는 의미 없다”는 답을 할 뿐이었다. 수지레스피아(하수처리장) 총인처리 설비의 약품 투입 배관이 막혀 배관보수 및 수동 약품 투입 진행 과정에서 약품 과다투입으로 인해 평상시 PH(수소이온농도) 5.8~8.2이던 것이 4.4까지 떨어졌고, 이로 인해 7㎝ 이하 크기의 물고기가 PH쇼크사한 것이므로, 폐사물고기를 수거해서 처분하기만 하면 된다는 입장이었다.
용인환경정의는 처리업체에 직접 전화를 걸어 수거한 물고기 냉장 보관을 부탁하고, 용인시에 검사 의뢰를 요청했다. 그러나 사후 부패가 진행을 고려하여 빠른 검사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다음날 바로 검사를 맡기겠다고 한 용인시는 검사기관을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사고 후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서야 물고기 검사를 의뢰했다.
초동대응이 미흡하여 용인시는 오염된 물은 시료 채취도 못한 채 흘려보냈고, 물고기는 이미 부패가 진행되어 정확한 검사가 이루어지지 못했음은 물론이다. 용인시에 “대규모 수질오염 현장조치 행동 매뉴얼”이 있지만 그에 따른 체계적인 대응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수거된 물고기의 종류는 피라미 한 종으로 축소되어 있었고, 폐사한 물고기의 양도 100여 마리라고 했다가 용인환경정의가 대응하자 추후 40Kg으로 말을 바꾸었다.
진상규명에 대한 계속된 요구에 용인시에서 밝힌 사후대책은 ① 수지레스피아 방류수 및 하천수에 대한 수질분석을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하는 것과 ② 시설개선 및 월 1회 배관청소 등을 통한 재발방지대책 수립이 전부이다. 그나마 수질분석을 맡긴 것도 용인환경정의에서 요청해서 이루어진 것이다. 뒤늦은 요청에 어류검사를 담당했던 전문가가 “하천 내 어류 및 저서생물 모니터링을 통해 빠른 생물상 회복이 되도록 노력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자문을 했으나 용인시는 이를 PH쇼크사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로만 활용했을 뿐, 후속 조처는 없는 실정이다.
물고기 폐사 사고 이후 탄천 방류구 주변의 하천바닥은 검게 변했다. 그러나 용인시 하수운영과와 환경과는 이에 대한 대책을 전혀 제시하지 못함은 물론 관심조차 가지지 않은 채 사건을 마무리하려 하고 있다. 용인 관내 여러 하천에서 집단 어류 폐사가 반복되는 원인이 이런 안일한 대처에서 비롯되는 게 아닌지 물을 수밖에 없다.
용인시에는 하천의 생태계나 오염원에 대한 종합적인 대응을 할 수 있는 부서나 기구도 없다. 타 지자체에서 어류 집단폐사 사고를 계기로 ‘민간공동조사단’을 꾸려 대책을 수립하여 운영하고 있거나, ‘탄천미래발전위원회’를 발족하여 민관협력으로 수질과 수생태환경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과 비교되는 상황이다. 이에 용인환경정의는 용인시에 PH쇼크사가 일어난 원인에 대한 합리적 조사와 해명, 하천오염원에 대한 대대적 조사, 하천생태계를 고려한 대책을 논의해 나갈 수 있는 “탄천 어류 집단 폐사 민관공동대책단”을 구성하여 사태의 전 과정을 밝히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
하나. 용인시는 어류 집단폐사 관련 부실한 초기대응 등 전 과정을 공개하라!
하나. 용인시는 과다 투입된 약품이 하천생태계에 끼친 영향을 조사하라!
하나. 용인시는 “민관공동대책단”을 구성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
2020. 5. 22.
용인환경정의
[참고2] 물고기 떼죽음 관련 검토해야 할 문제들
1) 용인시에서는 ‘어류 집단폐사 대응 매뉴얼’에 맞게 대응했는가?
용인시에는 “대규모 수질오염 현장조치 행동 매뉴얼”이 있으나 담당부서들은 매뉴얼에 맞게 대응하지 않았음. 용인에서 어류 집단폐사 사고가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는데도 현재의 매뉴얼이 큰 사고에 적용하는 포괄적인 매뉴얼이어서 우왕좌왕하는 것이라면, 용인시에서 반복 발생하는 물고기 떼죽음에 적용할 수 있는 세부 매뉴얼을 만들어야 함.
※ 용인 관내 물고기 떼죽음 사고 관련 기사
2008-09-06 용인시민신문 “포곡 금어천서 물고기 떼죽음”
2009-09-23 용인시민신문 “진위천 지류서 물고기 떼죽음”
2013-01-24 신아일보 “용인 남사면 성은천 ‘물고기 떼죽음’”
2013-05-30 용인시민신문 “금어천서 물고기 떼죽음”
2014-07-19 경기매일 “용인 저수지서 물고기 수천마리 떼죽음”
2015-10-09 “용인 물류창고 화재, 그리고 14년 만에 폐사한 물고기들”
2017-04-15 경기일보 “용인 신갈동 신갈천에서 물고기 300여 마리 떼죽음
2) 하수처리시설의 기계 고장에 대한 대비는 전혀 안 되어 있는가?
이번 어류 집단폐사 사고에 대해 용인시 하수운영과는 수지레스피아 기계 고장으로 인한 약품 과다투입(총인처리설비 약품 투입 배관이 막혀 배관보수 및 수동 약품 투입)이 원인이라고 함. 그렇다면 배관 막힘이 시설 노후화의 문제인지, 교체 과정의 실수인지 밝혀야 하고, 레스피아 같은 시설에서 응집제로 인한 배관 막힘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고장임에도 불구하고 주기적인 배관 관리 등 상시 대비책이 없었던 이유를 밝혀야 함.
3) 하수처리시설의 투입 약품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용인시 하수운영과에서 밝힌 바에 의하면, 기계 고장에 따라 수동으로 약품을 투입했고 과다투입 약품량은 1~2톤으로 추정한다고 함. 1톤이나 되는 양의 차이와 같이 투입량이 정해져 있지 않거나 정확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며, 유해화학물질을 별도의 안전장치를 갖추고 관리하고 있다고 하는데도 사고가 발생한 이유를 밝혀야 함.
4) 15만톤 처리장 방류에 따라 인체에 무해하다고 보는 근거는 무엇인가?
- 수소이온농도지수(PH) 기준값이 5.8~8.2인데, 당시 4.4까지 떨어졌다고 밝힌 근거와, 4.4로 떨어졌을 때 7㎝ 미만 물고기가 쇼크사했다면, 그 외 다른 물고기와 조류 등 하천생태계와 인체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근거에 기반하여 밝혀야 함.
5) 산업환경과 등 수질 관련 부서에 연락한 시각이 오후1시경인 이유는 무엇인가?
- 자체 보고 내용에 따르면 탄천 상태 확인(거품 및 치어 폐사 발생) 시각이 오전 11시 40분이고, 곧바로 인원 20여명이 투입되어 거품 및 폐사 물고기 제거 작업을 실시하여 12시경 수질이 정상으로 되었다고 함. 그러나 수질관리 부서인 수지구청 산업환경과에서는 시민제보를 받고 오후1시 경, 환경과에서는 2시가 넘어 현장에 나왔다고 함. 이 시각은 초동대응 시각이 지난 후로, 하수도사업소에서는 하수처리장 시설 보수 및 사고 처리에 몰두해 상황보고에 대한 대응이 부족했다고 하는데, 이는 중대한 직무유기에 해당함.
6) 폐사한 물고기 수가 100여 마리라는 추정은 어디에 근거한 것인가?
- 본 단체에서 당일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하수처리업체에서 확인해준 것만 해도 대형플라스틱 물통으로 하나 가득할 것이라고 했음.
- 사고 발생 후 거품 및 폐사 물고기 제거 작업을 위해 담당부서에서 투입한 인원이 20여 명인데, 초반에 폐사 물고기 100여 마리라고 밝혔다가 용인환경정의에서 대응하기 시작하자 40Kg으로 밝힌 것은 용인시의 사고 축소 의혹이 있음.
- 수거한 물고기 양이 얼마인지, 피해 물고기의 종은 어떤 게 있었는지 밝혀야 함.
7) 사고를 낸 주체가 사고 조사를 하는 게 합당한가?
수지레스피아를 비롯 민간투자사업으로 만들어진 하수처리시설은 준공과 동시에 용인시에 귀속되고 20년간 관리운영권을 인정해주는 방식으로 현재 ㈜용인클린워터가 운영하고 있음. 결국 레스피아 관리 및 운영의 책임이 용인시에 있으므로, 물고기 떼죽음과 관련해 용인시는 스스로에게는 물론, 운영회사에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입장임.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이번 물고기 집단폐사와 관련한 조사는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전수조사를 해야 마땅함.
8) 사후조치와 향후 대응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고 있는가?
물고기 떼죽음 등 각종 수질오염 사고가 반복되어 발생하고 있는 만큼 하수처리실태 조사 등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고, 사고 발생 시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처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역 대비체계 구축이 필요함. 위의 문제들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하천관리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도록 “민관공동대책단”을 구성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