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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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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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2.17 세월호 죽전역 피케팅 후기
이정현님이 다 펼쳐 놓은 곳에 저는 헐레벌떡 뛰어 갔습니다.
날 풀린 줄 알았는데, 죽전역은 역시나 춥습니다.
장갑을 가지고 오길 잘했습니다.
이렇게 두 사람이 서 있으니 누가 뭐라고 해도 겁날 것 없습니다.
게다가 따뜻한 라떼도 마시고 있으니 호사스럽기까지 합니다.
아직도 하고 있냐고 삐죽거리는 사람.
아직도 있었습니다.
뭐 괜찮습니다.
그래야 죽전역답고, 그래야 더 힘을 내서 하지요.
남자분이 리본을 그냥 받아도 되냐고 물으며 후원계좌를 묻습니다.
“만원만 넣을 건데 괜찮나요?”
“그럼요”
그게 어디 그냥 만원인가요. 당신의 마음과 바람이 담겼는데요.
“이놈의 정부가 말이죠”
라며 꾹꾹 눌러 서명하던 분.
볼펜 놓고 가셨습니다.
꼭 찾으러 다시 오세요.
그리고 1차로 토스트를, 2차로 어묵 국물을 가져다 주셔서 잘 마셨습니다.
용인환경정의는 난로로 겨울을 버티고 있는데요, 어제 사무실에서 점퍼의 한쪽 소매를 태워먹었답니다.
오늘 아침 날랑 말랑하던 그 구멍에서 기어코 하얀 깃털이 빠져나왔지만, 참으로 좋은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