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0. 28
대지산에 단풍이 많이 들었다.
색이 아름다운 대지산 공원을 보며 올라가는데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샛길이 드러나 보였다.
아이들과 샛길이 생기면 안 좋은 점과 샛길을 막을 방법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다.
벽돌을 쌓자는 아이, 못 가게 무섭게 하자는 의견 등등이 나왔다.
안타까운 마음을 안고 정상에 올랐다.
우리는 가을 엽서를 만들기로 했다. 단풍잎을 가루로 내어 물감처럼 사용하면 근사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의 관심은 이미 샛길에 가 있었고 그것을 막는 방법을 생각해 내기 시작했다.
엽서를 만들 종이에 샛길을 막을 구호를 정해 종이피켓을 만들기로 했다.
어떤 말이 들어가면 좋을까. 아이들은 고민했다. 1학년인 재하는 엄청나게 긴 구호를 말한다.
아직 구호에 대한 인식이 없는 터라 스무 글자도 넘는 구호를 줄줄이 말한다.
샛길금지, 샛길로 가지마세요. 등이 나왔는데 샛길의 저주로 의견이 모아졌다.
두 명이 한 글자씩을 맡았다. 낙엽을 가루로 만들어 내어 종이에 쓴 글자에 색을 입혔다.
아이들 모두 진지하다. 그리고 우리는 완성된 피켓을 들고 샛길 옆에 서서 외쳤다.
”샛길의 저주! 샛길로 가지 맙시다“ 아이들은 다음시간에도 더 고민을 해 가지고 온다고 했다.
이런 숲지킴이 친구들 덕분에 대지산이 건강한 것이다.
<어치 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