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지역 학교앞 보행환경 실태조사 결과 발표

지난 11월30일 어린이 환경권 지키기 워크샵2 "용인지역 어린이 환경권 실태조사 보고 및 과제도출"
때 발표된 내용입니다.

용인지역(특히 서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초등학교앞 보행환경의 실태와 운동과제를 께서
발제를 하셨습니다.

생명이 경시되고, 자동차 위주의 길이 아닌.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다닐수 있는 길을 모두가 다 원하는데
왜 우리동네의 길은 그렇지 못하는 걸까? 하는 의문에서 부터 시작합니다.

함께 공감대를 형성해 가며...
하나 둘 고쳐가면 좋겠습니다.



학교 앞 보행환경 실태조사 및 국내외 개선사례

곽선진 / 어린이 환경권 운동 실행위원




1. 어린이 보호구역의 개념


1.1 어린이 보호구역이란

우리나라는 1995년 개정된 도로교통법 제 1조의 2의 규정에 의해 어린이 보호구역을 지정 운영하여 왔다.
어린이보호구역은, 교통사고의 위험으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하여 초등학교등의 주출입문을 중심
으로 반경 300m 이내의 도로에, 차량들이 시속 30km이하로 운행하도록 도로구간에 교통 안전 시설물 및
교통 안전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는 구간을 말한다.


1.2 어린이 보호구역의 지정및 관리에 관한 규칙

1) 어린이 등하교시간(오전 8~9시,낮 12시~오후 3시) 에 자동차의 통행을 금지 또는 제
한할 수 있다.
2) 어린이 보호구역내 주정차가 금지되며, 노상 주차장을 설치 할 수 없고, 기존 설치된
노상 주차장도 이전토록 한다.
3) 차량의 운행 속도를 30km로 제한한다.
4) 통학로상 이면도로를 일방통행으로 지정할 수 있다.
5) 통학로상에 보호구역 표지판, 도로반사경, 과속 방지 시설, 미끄럼 방지시설, 방호울타
리 등 각종 안전시설을 설치한다.
6) 어린이 보호구역내 횡단보도에 신호등을 우선 설치하고, 보행자 녹색 신호도 어린이
보행 속도에 맞추어 1초당 0.8m로 길게 주어야 한다.
7) 어린이 등하교시간에 경찰공무원,모범운전자 등을 배치하여 어린이의 안전한 등하교
지도를 해야 한다.




2. 용인지역 어린이 보호구역 실태조사


2.1 실태조사 개요

용인시의 초등학교앞 어린이 보호구역 지정,운영 실태를 알아보고,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찾고자 한다.

용인시 서북부 지역의 어린이보호구역 현황

현재 용인시에는 84개의 초등학교가 있습니다. 용인시에서는 어린이들의 안전한 통학로 조성을 위하여
2007년까지 도내 모든 초등학교의 어린이보호구역과 초등학교 진입로 개선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며, 2012년까지는 유치원과 100명이상의 보육시설,특수학교등으로 대상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2006
년 현재, 개선사업이 진행중이거나 완료된 학교는 약 32개교입니다.



2.2 어린이보호구역운영실태

○ 조사대상 ; 용인시 관내 초등학교 무작위 선정
○ 조사방법 : 현장 조사, 설문조사 병행(14개교)


□ 사례 1. 어린이보호구역내 불법 주정차 차량



어린이 보호구역내에서는 주정차가 금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 조사 결과 보호구역내 불법
주정차가 심각한 상황이다. 상가 이용 차량, 학원차량, 등하교시 학부모 차량들로 인해 어린이들과
운전자의 안전한 시야 확보가 어려워 사고의 위험이 높다.

※ 학교 내 출입차량의 문제 ※
대부분의 학교가 학교 교직원 또는 이용객 차량의 출입구를 학생들의 출입구와 같이 사용하고 있다.
이는 혼잡하고 위험한 등하굣길이 되는 또 하나의 이유이며 개선을 위해 차량 출입구와 학생들의
출입구를 따로 분리해 동선을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 사례2. 공사중 안전한 통학로 미확보



위의 사례는 현재 (2006년 11월) 어린이 보호구역 개선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곳과 주위 도로 건설
공사가 진행중인 곳 2곳의 사례이다. 어린이 보호구역내의 공사 시 최우선적으로 안전한 통학로
확보가 고려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주 통학로 상에 공사자재가 방치되거나 관리 되지 않아 매우
위험한 지역이다. 또한 다른 한곳은 위험 안내판이나 다른 보호 시설물 없이 주 통학로 중간이
끊어져 사고의 위험이 높다. 우회 통학로가 있으나, 개선이 요구된다.



대형 아파트 공사가 예정된 부지 맞은편이 학교 주통학로이다. 안전한 보행권 확보를 위한 주민들의
요구사항.


□ 사례3. 이면도로의 상황



보차도는 분리되어 있으나, 주변 차량의 주정차로 통학로가 확보되지 않아 아이들이 도로로 다니는
모습이다. 어린이들 대상의 교통안전교육과 주정차 금지를 위한 주민 홍보 활동, 적극적 단속, 방호
울타리와 횡단보도의 설치등 총괄적 개선 사업이 요구된다.


□ 사례4. 보차도 미분리



가장 심각한 상황으로 보도가 없다. 이 도로는 대형 공사차량과 마을버스등이 빈번히 통행하는
도로이므로 어린이들은 항상 사고에 노출되어 있다.


□ 사례5. 어린이보호구역 시설물 미흡



어린이 보호구역을 알리는 표지판의 시인성이 떨어지며, 노면 표시도 거의 지워져 알아보기 힘든
상태이다. 어디를 봐도 학교앞이라는 인식이 어려워 즉각적인 개선이 요구된다.



공사차량이 빈번히 통행하는 도로이나 방호 울타리등의 시설물이 한쪽에만 설치되어 있다.



주 통학로 보도가 주위 건물 부설 주차장으로 인해 끊어져 있다. 안전한 시설물 설치가 필요하다.


□ 사례6. 보도폭 협소




사람 1명이 겨우 지나다닐 수 있게 된 보도. 왼쪽 사진은 그나마 방호 울타리가 있으나,
오른쪽 사진은 보행자가 보도의 폭이 좁아 차도로 이탈할 수 있다.


□ 사례7. 용인시 어린이 보호구역 개선 사업 전후 현장 비교



풍덕초교

현재 개선 사업이 완료된 곳으로 방호 울타리와 노면표시 등이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학교 앞 도로는 왕복8차선 주요 간선도로로, 차들의 통행이 매우 많고 속도도 매우 빠른
곳이라 시속 30km 라는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상현초교
역시 개선사업이 완료된 곳이나, 산속에 위치한 학교의 특성을 살리지 못한 획일적 시설물
설치가 아쉬운 곳이다.


□ 기타사례



2004년 어린이 사망사고가 일어난 주변으로 사진의 주간선도로와 이면도로의 접목지점은
주통학로와 겹쳐져 사고의 위험이 항상 존재하는 지점이다. 아침 등교시에는 아파트 경비원이
나와 교통지도를 하고 있으나, 하교시는 방치되어 있다.



학교 교문 바로 옆의 이면도로이다. 통행량은 그다지 많지 않으나, 주 간선도로와 접목지점이
매우 혼잡하다. 도로 건너편 상가를 이용하는 학생들의 동선이 인도가 없는 쪽 도로이므로
사고 위험지역이다. 이 도로를 일방통행로나, 폐쇄하는 것을 고려해 볼만하다.



2.3 실태조사 결론

용인서북부 지역 대부분의 초등학교주변이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하지만, 속도를 줄이기 위한 과속 방지턱의 개수가 부족하거나, 어린이 보호구역을 알리는 안내표지판의
시인성이 떨어지거나,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불명확한 경우등 많은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이번 실태조사에서 특히 어린이 보호구역 시행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만사항중 빈도수가 높았던 문제
는 보호구역내 주정차 문제이다. 학원차량, 어린이를 등하교시키는 학부모차량, 주차공간이 없어 주차한
주민의 차량 등으로 인해 어린이와 운전자의 시야확보가 어려워 사고를 유발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시설적인 측면은 2006년 하반기에 실시된 어린이 보호구역 개선사업의 결과로 많이 보완되고 있으나,
각 학교의 특성과 어린이의 통학로를 고려하지 않은 천편일률적인 시설 설치가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정차문제는 지역 주민들의 의식 개선과 관할 당국의 의지부족으로 앞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중요 과제이다.




3. 해외 어린이 보호구역 운영 사례소개


3.1 일본

일본은 1972년 스쿨존 제도가 처음 도입되어 초등학교, 유치원, 보육소를 중심으로 반경 500m 지역으로
지정하고 있다. 지정된 구역에는 보도, 가드레일, 신호기, 도로표지 등의 시설물이 설치ㆍ정비되어야 하
고 자동차 속도나 통행을 제한하는 등의 교통규제가 시행되고 있다.


자료출처 www.slow.or.kr


3.2 미국

미국은 스쿨존 설치 및 운영 기준이 주마다 다르지만, ‘차량 통행이 어린이 보행안전 보다 결코 중요하지
않다’ 라는 대원칙 아래 어린이들의 안전한 통학로를 지켜 주고 있다. 등하굣길(School Route)과 어린이
횡단보도는 반드시 확보하여야 하며, 특히 스쿨존에 속도계(카메라)가 설치가 되어 있고, 일부 주는 스쿨
존 교통법규를 위반하면 일반 도로에서 보다 2배의 벌금 및 벌칙을 부과하고 있다.


자료출처 www.slow.or.kr


3.3 독일

독일은 학교주변 300m이내를 스쿨존으로 지정하고 차량속도를 시속 30km이하로 규제하고 있는 등
우리와 비슷하다. 하지만 횡단보도의 녹색신호등은 0.5m/sec 로 우리나라 0.8m/sec보다 길게 주어진
다. 또한 금속제 험프를 2중으로 박아 차량감속을 유도하고 보행 섬을 설치하여 아이들이 시간을 갖고
좌우를 살필 수 있게 하여 보다 안전하게 길을 건널 수 있게 하고 있다.


자료출처 www.slow.or.kr




4. 지역에서 어린이 보행권 확보를 위한 과제들


4.1 학교 앞 이면도로에 ‘차 없는 날’ 선포

☞ 제안 : 어린이보호구역지정관리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도로 폭 8m 미만의 이면도로를 일방통행로로
지정, 운영할 수 있다. 이를 근거로 학교 옆 이면도로 중 어린이 안전에 위험이 된다고 판단되는 도로를
일방통행로로 바꾸는 운동을 제안 한다.
더 나아가 지역 주민 홍보 활동을 통해 일년 중 며칠을 ‘차 없는 날’로 선포하여, 지역 주민과 학교가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화합의 길로 만든다.


4.2 어린이 보행권 보호구역 시범학교 운영

☞ 현재의 어린이 보호구역 지정은 어린이들의 통학거리를 감안하여 지정한 것이 아니라 학교에 접한
도로의 사정에 따라 범위를 정한 것으로 어린이들의 통학권역과는 거리가 있다. 따라서 반경 몇 미터인가
에 대한 적용보다는 통학기능을 하고 있는 주택가 생활도로 및 생활구역 차원의 종합적 고려를 통해 어린
이들이 맘 놓고 걸어 다닐 수 있는 ‘어린이 보행권 보호구역’ 시범학교를 운영한다.

일본의 경우, 1996년 보행자 중심의 커뮤니티존이 등장하였다. 간선도로 등으로 둘러싸인 시가지의 일정
한 구역을 시속 30km이하로 규제하고 구역 입구에 속도 규제표시를 세워 문지방 효과를 내게 하는 것이
그 기본내용이다. 그 효과는 평균속도(30km)이하인 지점의 수가 사업 전 20% 이하였던 것에 비해 도입
후에는 50%를 넘어서 충분한 속도 억제효과가 있었다. 또한 교통사고 사상자수도 약 21% 감소효과를 보
였다. 이러한 가운데 2003년부터는 생할의 길 존(zone)사업이 실시되고 있다. 커뮤니티 존의 후속사업으
로 몇 가지 개선 사항이 추가되었는데, 첫째 쾌적성과 지역환경에 대한 배려를 진전시켰다. 구체적으로
는 무전주화, 연도녹화, 담장 없애기등의 사업이다. 둘째, 공보제도의 도입이다. 생활의 길 존의 형성에
의욕을 가진 지역이 행정과 주민의 연대 아래응모하여 등록됨으로써 정비사업에 착수한다고 하는 내용이
다. 일본의 경우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4.3 학교 앞 주정차 단속 강화 - 교통계도원에 권한 부여

실태조사 설문 시 가장 요구사항이 많았던 학교 앞 불법 주정차를 근절하기 위해 주민 홍보 활동과 계도,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

☞ 제안 : 매일 아침 어린이 통학 지도를 하고 있는 녹색 어머니회 등의 교통 계도원들에게 실질적 권한
을 부여하여 법규 위반 차량을 제재하거나, 단속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아울러, 시와 학교, 경찰서, 지역 시
민단체가 연대하여 불법 주정차 근절을 위한 지역 주민 홍보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가야 한다.



4.4 등하교길 교통지도

현재 대부분의 학교가 등교시간에는 교통지도가 이루어지지만, 하교시에는 그렇지 않다. 이는 하교가 등
교시간과는 달리 학년별로 달라 집중 지도에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실제 어린이 교통사고는 교통
지도가 이루어지지 않는 하교 시에 주로 발생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하교시 교통지도도 반드시 필요
하다.

☞ 제안 : 1경찰 1학교전담제 또는 1학교 1운전자 전담제(운전자 봉사단체 활용)를 실시한다. 학교 교직원
이 하교 시간에 집중 지도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4.5 학교 내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

☞ 제안 : 통학로 교통안전지도 그리기를 제안.
집에서 학교까지의 가장 안전한 통학로 를 표시하는 지도이다. 어린이들이 등하교시 이용하는 주 통학로
의 안전한 곳과 위험한 곳을 표시하게 하여 학교 주위의 도로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인식을 하게 한다.
안전한 길이란, 가능한 도로를 건너지 않는 곳이며, 부득이 도로를 건너야 할 때는 다소 돌아가더라도 신
호등이 있는 횡단보도를 이용하도록 지도한다. 신호등이 없는 길, 불법 주․정차된 차량이 많은 길, 공사장
이나, 카센터, 주유소가 있는 길, 보차도 구분이 없는 길, 차도만 있는 길, 차들이 너무 빨리 다니는 길 등
은 위험한 곳으로 표시를 하고, 특별히 위험한 곳은 확대해 그려 그 이유를 상세히 설명해 주는 등 통학
로 전반에 관한 이해와 인지가 필요하다. 지도 작성 후 반드시 현장으로 나가 구체적 실습으로 경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4.6 차량 속도 규제

☞ 제안 : 어린이 보호구역내의 차량운행속도는 매시 30 km로 제한하고 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과
속 방지턱이 20m간격으로 촘촘히 설치되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학교 앞 도로가 주요 간선도로 일 경우는
현실적으로 시속 30km의 규정을 지키기 어렵다. 이러한 지역은 별도의 규정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5. 마치며

현재 우리나라의 어린이 보호구역 운영은 도로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차들의 소통원활
을 위한 길이 아닌 사람을 위한 길로 인식이 바뀌어져야 한다. 사람 중심의 걷고 싶은 길, 안전한 길, 즐겁
고 활기찬 길, 편리한 길이 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학교에 접한 도로의 사정에 따라 범위를 정하여 지정할
것이 아니라 실제 어린이들의 통학 거리를 감안하여 지정해야 한다. 즉, 반경 몇 미터인가에 대한 적용보
다는 통학기능을 하고 있는 주택가 생활 도로 및 생활구역차원에서 종합적 고려가 필요하다.

영국의 경우 1988년 16세 이하의 어린이 중 60%의 아동이 학교까지 걸어서 다니고, 약 16%의 아동만이 차
를 타고 다녔는데, 10년 후의 조사결과 걸어서 다니는 아동이 50%이하로 줄어들고 차를 이용하여 등하교
하는 아동이 29%로 증가하였다는 보고가 있다.

이러한 경향은 부모들이 결국 부모들이 걸어 다니면서 교통사고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등하굣길
에 유괴, 폭력 등 신변 안전에 대한 위협을 느끼는 등의 이유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러
한 변화는 어린이 스스로 교통안전과 신변 안전기술을 개발하는 기회를 줄어들게 하였고, 운동의 부족과
어린이의 건강과 복지에 실패를 초래하였으며, 어린이에게 독립성과 사회적 상호작용의 감소를 가져왔
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학교 주변의 환경오염을 증대시키는 결과도 낳게 되었다.

어린이의 안전을 위해 어린이만의 공간을 따로 분리하고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에 의미가 있
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를 사회의 중요 구성원으로 보고,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이가 편안하고 즐겁고 안전
하게 살아갈 수 있는 마을과 도시를 만들자는 의지와 철학이 필요하다. 어린이들이 원하는 것은 그들이 사
회구성원으로 존중받고 어른들과 함께 어울려 지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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