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졸속행정, 버드나무 절단 작업 이틀 만에 중단

▲ 기흥구 탄천변에 자생하고 있는 버드나무를 구청에서 시설물 훼손 등을 이유로 절단해 밑둥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이에 용인환경정의 회원들이 절단 반대를 요구하는 시위를 열고 있다.




졸속행정, 버드나무 절단 작업 이틀 만에 중단
용인환경정의 등 주민 문제제기

2012년 11월 26일 (월) 용인시민신문 임영조 기자 yjlim@yongin21.co.kr







용인 대표 친환경 천변 훼손 지적
기흥구 60% 절단…사업 중단
“예산만 낭비한 꼴”






시설물 등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절단 위기로 몰린 버드나무 군락이 시민단체의 문제제기에 생명을 간신히 이어가게 됐다.
기흥구청은 탄천변 서북부장애인복지센터 인근 200m에 자생하고 있는 버드나무를 식생블럭 훼손 및 하천쓰레기 주범 등의 이유로 절단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절단 작업에 들어갔다.
기흥구청 하천관리팀 관계자는 “부유물이 나무에 걸려 통수구간이 좁아지기 때문에 장마 및 집중호우 시 범람의 위험이 있다. 특히 봄철에는 버드나무 꽃가루로 인해 시민들이 많은 불편을 겪는다는 민원이 들어온다”며 탄천변에 자생하는 버드나무 군락지 서북부장애인복지센터 부근 200m 내 500여 그루를 예산 1500만원을 들여 절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시민단체인 용인환경정의가 용인의 환경천변을 주민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훼손한다며 반발하고 나선 것.
용인환경정의 소속 회원 10여명은 지난 21일 버드나무 절단 현장을 찾아 ‘사람과 자연이 함께 행복한 용인시에 살고 싶습니다’, ‘물길을 막는 건 버드나무가 아닙니다’, ‘탄천 버드나무를 지켜주세요’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반대 시위를 열었다.
용인환경정의 이정현 사무국장은 “탄천은 용인에서는 보기 드문 친환경적인 하천이다. 버드나무는 그 중심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물길을 막는다면 가지치기만 하면 되는데 완전 절단을 하는 것은 너무 인간중심의 사고다. 주민들도 불만이 많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기흥구는 지난 21일 당초 절단 대상 버드나무 중 60% 가량을 처리, 사업 중단을 밝혀 사실상 용인환경정의와 시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기흥구청 관계자는 “10여 년 전부터 자생하기 시작한 버드나무가 전혀 관리가 되지 않아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다는 민원이 발생해 버드나무를 절단했지만 환경단체와 일부시민들의 반대로 사업을 중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흥구청은 이번 사업이 탄천변 주변조성을 위한 시범사업이라며 의미를 축소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졸속행정으로 예산만 낭비한 꼴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탄천변 한 아파트에 거주한다는 황모(63·여)씨는 “주민들이 즐겨 찾는 휴식공간인데 주민들의 의견은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버드나무를 절단하는 것은 잘못됐다. 특히 버드나무가 물길을 막는다는 등 불명확한 근거로 10년을 봐 온 버드나무가 잘려 너무 아쉽다”고 하소연 했다.
탄천변에서 만난 곽모(57)씨는 “주민들의 의견 없이 시민의 혈세로 버드나무를 절단하다 반대가 있으니 사업을 중단하는 건 주민을 무시한 졸속행정이다. 버드나무가 잘려진 자리를 다시 조성하려면 예산이 또 들어가는데 누굴 위한 행정이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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