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이대로 좋은가

불량식품에 점령당한 학교주변‘건강로드’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이대로 좋은가…




어린이들의 올바른 식생활 습관을 길러주며 안전하고 영양을 고루 갖춘 식품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규정, 어린이 건강증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제정된 ‘어린이식생활안전관리특별법’이 올해 3월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용인시 학교 주변 18개 지역이 ‘건강로드’로 지정됐지만 불량식품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건강로드’로 지정된 곳은 초·중·고교 주변 200m 이내 주변 거리 시민의 왕래가 많은 학생통학로로, 초등학교18곳, 중학교4곳, 고등학교2곳 등 24개 학교 주변 18개 지역이다. 용인시의 경우 처인 9개 지역(포곡초, 둔전초, 왕산초, 남사초·중, 송정초, 백암초·중·고, 양지초, 용인초, 서룡초), 기흥 5개 지역(신갈초, 구갈초, 갈곡초, 구성초, 보정초), 수지 4개 지역(수지초, 정평중, 풍덕고, 홍천초, 대지초, 손곡초·중)이 우선 선정됐다.

건강로드 운영을 위해 시는 교육청, 학교장 등과 협의를 거쳐 지난 8월말부터 ‘건강로드 지정표시판’과 ‘어린이식품안전보호구역’ 간판을 부착하고 9월부터 관계공무원, 자원봉사자 등이 참가하는 건강로드 캠페인을 펼쳐왔다. 어린이식생활 안전관리특별법에 따라 이곳에서는 술, 담배, 불량식품의 판매가 제한된다.

그러나 “건강로드 운영으로 학생들의 건강을 보호하고 학생들이 깨끗하고 안정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시의 의지와는 달리, 용인환경정의에서 자체 실시한 그린푸드존 모니터링 결과 학교주변 불량식품 판매실태는 여전했다. 건강로드 지정 학교 주변과 미지정 지역 주변지역 상황은 차이가 없었으며 착색료나 조미료가 다량 함유된 값싼 불량식품이 판매되고 있었다.

성장기 어린이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는 건강로드 학교 주변에 내걸린 ‘어린이 식품안전보호구역’간판이 유명무실했다. 특히 200m이상 지역에 위치한 판매 업소에 대한 지도·단속 방법이 없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용인환경정의의 건강로드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용인지역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원산지 대부분 불분명…착색료 등 다량 포함

용인환경정의는 건강로드로 지정된 수지구, 기흥구, 처인구에 위치한 3개 학교와 건강로드 미지정지역인 처인구 1개 학교를 선택해 학교주변에서 어린이식생활 안전관리특별법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그 결과 건강로드 지정 후에도 학교주변 200m 내 문방구와 편의점에서는 불량식품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 지역에서 판매되고 있는 대부분의 식품은 과자류, 사탕류, 캔디류, 젤리류, 초콜릿, 껌, 복합조미식품, 어육가공품류였으며 원산지가 불분명하거나 인도, 중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들이 즐겨 찾는 이 식품들은 대부분 식약청 고열량·저영양 식품 판별결과 고열량,저영양 식품에 해당하는 것들이었다.

또한 뒷면에 표시된 성분을 분석해본 결과 대다수의 제품이 합성착색료(식용색소 적색제40호, 황색제4호, 청색제1호, 황색제5호), 합성착향료(바닐린, 사이다향, 포도향, 콜라향 등), 향미증진제(L-글루타민산나트륨) 등이 다량 포함되어 있어 자주 섭취할 경우 성장기 어린이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인스턴트식품에는 싼 원료로 맛과 색을 내기 위해 착색제와 화학조미료가 많이 들어가며 기름에 튀긴 제품이 찌든 냄새가 나지 않도록 하는 산화방지제와 쫄깃하게 하는 알카리제가 들어간다. 이번에 조사한 모든 학교 앞에서 판매되고 있는 조미건어포류인 ‘오다리’의 경우 중국에서 수입된 제품으로 오징어다리에 설탕, 소금,L-글루타민산나트륨, D-소르비톨, 솔빈산칼륨(합성보존료) 등의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오다리’나 ‘핫미트볼’ 등의 식품에 들어있는 ‘글루타민산나트륨’은 많이 먹으면 뇌에 장애를 가져오고 유아의 경우엔 극소량으로도 뇌하수체가 파괴되는 성분이다. 화학조미료에 길든 아이들이 맛에 대한 감각을 잃을 수도 있다.

최근에는 가정에서도 조미료를 쓰지 않는 등 첨가제나 보존료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이 오히려 학교 주변에서 이런 식품이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었다. 더욱이 판매가격이 대개 100원~500원 선으로 어린이들이 쉽게 구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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