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세월호참사 766일, 용인 204차 죽전역 피케팅

세월호참사 766일, 용인 204차,
2016. 5. 20. 금. 죽전역 피케팅 후기


오늘 죽전역에선 좀 달라진 게 있었어요.
두 시간 동안 제가 달아준 리본만 서른 개가 넘었거든요.
책가방을 비롯 지갑, 아기띠, 유모차, 배달오토바이까지~
직접 이렇게 많이 달아준 건 지금껏 처음이었어요.

서명하는 청년들에게 "가방에 달아드릴까요?" 하니 "네, 전에도 제가 달려다가 못 달았는데..." 하더군요. 지퍼 고리에 끼워 달아줬어요
아저씨 한 분은 지갑에 달았던 걸 잃어버렸다고 해서 서명하시는 동안 지갑에 달아드렸어요.
아기를 안은 엄마에게도 물어보고는 아기띠에 달아줬어요^^
유모차 끄는 엄마들에게는 "유모차에 달아드릴까요?" 하니, "여긴 달 데가 없는데..." 하는 걸 우유병거치대(?)를 찾아서 달아줬어요.
썰매님이 1번 출구에서 리본나눔을 했는데 배달대행 아저씨도 쓱- 받으시기에 얼른 쫓아가서 "오토바이에도 리본 하나 달아드릴게요" 하고는 앞쪽에다 달았어요.
서명하시는 아저씨 한분께도 가방에 달아드릴까 물었더니, 큰 소리로 "아,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하셔서 기분 좋게 달아드렸어요^^

죽전역 분위기가 달라졌다기보다는 내가 사람들을 달리 대했다고 해야 하나요, 암튼 리본을 많이 달아주고 나니 뿌듯했어요~~ㅎ

엄마가 서명할 때 아기띠 속의 아기는 노란리본을 뚫어지게 쳐다보더군요~♥
버스 오나 힐끗거리면서도 기꺼이 서명하고 뛰어가는 분도 계셨고요,
길을 물으시기에 버스편 알려드리려고 인터넷 길 찾기를 하다 보니 기다리는 동안 서명해주시기도 했어요.

물론 조곤조곤 훈계하는 할머니도 계셨어요.
여기서 맨날 이러고 있으니 처음의 가슴 아프던 맘이 다 사라졌다... 차라리 정부와 맞닥뜨려 싸워라...길에서 하는 건 마이너스다...보상 안받았느냐...천안함처럼 전쟁터에서도 죽는데......
전시해놓은 피켓에 답이 다 있는데 할머닌 굳이 내 얼굴만 보시면서 이야기하시네요.

"특별법 개정 촉구 서명 받고 있습니다"
소리치고 있는데 훈남 청년이 시원한 커피음료를 사다줬어요.^^
흘깃 보니 가방에 리본이 있어서 "뱃지 하나..." 하고 말을 걸려다보니 박명희님 큰아드님이래요
덕분에 더운 날, 목 마르던 차에 시원하게 잘 마셨어요^^





* 죽전역에서 하고 있는 세월호 피케팅은 누구나 함께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을 보태 주세요.
월요일~금요일, 오전11시~오후1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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