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06
2016
0
-2016. 3. 4(금), 죽전역 피케팅 후기
비가 온다고 해서 학교 가는 아이에게 우산을 챙겨 보냈는데, 금요일 아침 날씨는 포근해서 정신줄 놓기 딱 좋았습니다. 이마트에 주차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가는 길에 흘려버렸는지, 결국 유턴을 하느라 조금 늦었습니다.
죽전역은 한산하다 싶을 정도였습니다. 전단지 나눠주는 사람도 없었고, 아파트 분양광고를 하는 사람들도 없었고,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노란리본을 비롯해서 스티커와 뱃지, 목걸이 등을 올리니 서명 테이블이 꽉 찼습니다. 그런데 그 목걸이 말이에요. 틈만 나면 서로 엉켜버려 조금 애 먹었습니다.
저벅저벅 걸어와 서명을 하시는 분들도 있었고, 서명을 해 달라는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오시는 분들도 있었고, 여전히 들은 척도 안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서명을 할 때 교실 존치에 대한 것은 하고 싶지 않다고 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생각 차이이기도 하겠지만, 교실 존치가 유가족의 감정적인 문제로만 비쳐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전달되어야 할 무엇인가가 빠진 것은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습니다.
봄바람은 자꾸 넋을 놓게 만들어 중간 중간 정신을 차려야 했습니다.
서명하는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 얼굴에 빠져들다 또각또각 구두소리에 깨고, 버스정류장의 사람들 모습에 빠져들다 한마디 하는 아저씨 소리에 깨고, 피켓에 있는 2014년도를 쳐다보다 버스 소리에 깨고....그랬습니다.
내년 봄에도 피켓을 들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몇 해의 봄을 더 보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진실을 요구하는 것이 생떼로 보이는 이상한 나라.
생각할수록 참 소름 돋는 일입니다.
* 죽전역 세월호 피케팅은 월~금(오전11시~1시)에 있습니다.
누구나 함께 할 수 있으며, 함께 하고 싶습니다.
비가 온다고 해서 학교 가는 아이에게 우산을 챙겨 보냈는데, 금요일 아침 날씨는 포근해서 정신줄 놓기 딱 좋았습니다. 이마트에 주차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가는 길에 흘려버렸는지, 결국 유턴을 하느라 조금 늦었습니다.
죽전역은 한산하다 싶을 정도였습니다. 전단지 나눠주는 사람도 없었고, 아파트 분양광고를 하는 사람들도 없었고,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노란리본을 비롯해서 스티커와 뱃지, 목걸이 등을 올리니 서명 테이블이 꽉 찼습니다. 그런데 그 목걸이 말이에요. 틈만 나면 서로 엉켜버려 조금 애 먹었습니다.
저벅저벅 걸어와 서명을 하시는 분들도 있었고, 서명을 해 달라는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오시는 분들도 있었고, 여전히 들은 척도 안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서명을 할 때 교실 존치에 대한 것은 하고 싶지 않다고 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생각 차이이기도 하겠지만, 교실 존치가 유가족의 감정적인 문제로만 비쳐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전달되어야 할 무엇인가가 빠진 것은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습니다.
봄바람은 자꾸 넋을 놓게 만들어 중간 중간 정신을 차려야 했습니다.
서명하는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 얼굴에 빠져들다 또각또각 구두소리에 깨고, 버스정류장의 사람들 모습에 빠져들다 한마디 하는 아저씨 소리에 깨고, 피켓에 있는 2014년도를 쳐다보다 버스 소리에 깨고....그랬습니다.
내년 봄에도 피켓을 들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몇 해의 봄을 더 보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진실을 요구하는 것이 생떼로 보이는 이상한 나라.
생각할수록 참 소름 돋는 일입니다.
* 죽전역 세월호 피케팅은 월~금(오전11시~1시)에 있습니다.
누구나 함께 할 수 있으며, 함께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