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2/5 용인촛불 죽전역 세월호 피케팅

세월호 참사 661일째, 2016.2.5 금 죽전역


아침엔 날씨가 꽤 쌀쌀합니다.
아이들은 학교에 갔지요?
또 방학을 금새 하지만요
1주일 학교가자고 왜 쉬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마트에서 나오니 이정현 국장님이 카트를 세워놓고 현수막을 묶고 계십니다.
묶느라 씨름하느라 우리가 피켓을 훔쳐가는것도 모릅니다.
드르륵 소리에 놀라 바라봅니다.

죽전역에 오니 맹달님이계십니다.
어디서 이렇게 예쁜 털모자와 노란 한복을 구하셨는지
정말 예쁩니다 이정현 국장님과 고경희님은 버스정류장쪽에 서 계시고
맹달님은 바로 죽전역 3번출구로 향하십니다.
방학인지 학생들이 많습니다.
우르르 5~6 명의 친구들이 와서 리본을 받아갑니다.
물론 서명도 했구요
한 친구가 그러더군요
"이거 쓰면 대출하라고 전화와.
그리고 쫌 있다가 여기계신분들이 교회이야기 하실껄?"하며 장난섞인 말을 합니다
그런데 거기다가 맹달님이
" 아니야 이제 자석전기요 사라고 할꺼야"라고 말씀하십니다
순간 아이들이 굳었습니다. 진짜라고 생각했는지 서명하던 손이 멈칫하는걸 포착했습니다
굳은 아이들에게
아니야 장난이야 전화도 안와 하니 아이들도 안도의 한숨과 웃음을짓네요
참 순진한 아이들이라고 이뻐하시며 맹달님 이야기 하십니다.

역시나 어르신들은 한마디씩 하고 가시는데 왜그런지 강도가 약해진걸 느낄 수있었습니다. 노란모자가 무서우셨나?

둘이 서 있는데 노부부가 우리 등뒤에 계시다가 어떤거 하는거냐고 아주 조용히 물어보십니다.
순간 또 혼나는구나 긴장하는데 맹달님은 조목조목 이야기해 드립니다.
그리고 서명 종이를 내미니 할아버지가 서명을 해 주십니다. 서명을 하시는 할아버지를 바라보는 할머니의 눈시울이 발갛게 변하셨습니다.
다른 사연도 있으신 분인가 할정도로요.
그리고는 손주 주시라고 리본을 드렸더니 손주 둘이라 하십니다.
이번 설에 손주들한테 하나씩 주실걸 생각합니다.

이정현국장님과 고경희님이 계신 쪽으로 갔습니다.
이쪽은 햇빛 한줄기 들지않아 더 춥습니다.

두분다 발이 꽁공 얼었다 하시고 덜덜 떨고 계셨습니다. 저금 더 있어보니 이쪽은 더 춥더라구요. 욕도 많이 드셨다고
서명하는것처럼와서 화내고 가고 했다고 말입니다.
겨울내내 모두들 이렇게 하셨겠죠
정기적으로 나오지 못해 죄송합니다. 몇주전 엄청추운날 전화도 안하고 나왔는데 아이들 방학이라 모두 어려우셨던날이더라구요. 갑자기 나와도 이젠 전화 꼭 드리고 나오겠습니다.


참 얼마전 고경희 선생님 아들 주송이와 죽전역 근처를 함께 지나게 되었습니다.
죽전역 피케팅에 엄마와 나온적이 있는 아이입니다.
갑자기 뒤에 앉아서
" 주쪈녁 오면 세월호 생각나요" 라고 갑자기 말하네요 8살 아이가?
모두놀라 뒤를 돌아보고 물었습니다.
" 그럼 세월호 하면 뭐가 생각나?" 모두 숨죽이고 묻습니다.
?
?
?
?
?
?

"주젼녁이요" 잠시 가다듬고 다시 묻습니다. "흠흠 어~ 그럼 죽전역하면 뭐거 생각 나는데?" "세월호지요~"

그렇지 나도 죽전역 하면 힘들게 세월호 피케팅하시는분들이 생각나..........

- 이은주님의 피케팅 후기입니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