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사태에 대한 37개 환경단체 성명서]
더 이상 죄 없는 동물들을 죽이지 마라!
최근 구제역 발생으로 매일 수 만 마리의 가축들이 매몰, 생매장되고 있다. 두 달이 채 안된 지금, 그 수가 무려 200만 마리에 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축산농가의 피폐는 물론이고, 원인규명 과정에서 이웃을 원망하는 농촌공동체 파괴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더불어 죄 없는 가축들을 산채로 구덩이로 몰아넣어야 하는 방역 및 수의 관계자들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도 극에 달아 있다. 또한 2000년 이후 매년 구제역, 조류독감, 브루셀라 등 가축전염병으로 인한 방역 비용이 2조 3천억에 이르고 있고, 이로 인해 생매장된 동물들은 이번 구제역을 포함해 1900만 마리를 넘어서고 있다. 이처럼 가축전염병이 매년 반복되고, 그로 인한 막대한 비용이 지출되고 있음에도 정부는 애꿎은 가축들만 죽이고 적절한 방역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공장식 밀집 사육방식에서 친환경 축산 시스템을 도입하라
A4 용지 한 장 크기도 안 되는 닭장에선 암탉이 알을 낳기 위해 키워지고, 몸 하나 겨우 들어가는 좁은 사육틀에선 암퇘지가 옴싹달싹하지도 못한채 누워 새끼들에게 젖을 먹이는 공장식 밀집사육방식이 우리나라 축산 현실이다. 지금의 공장식 밀집 사육방식에서는 구제역과 같은 동물전염병의 전파속도가 급속도로 빨라질 수밖에 없다. 또한 밀집 사육으로 인한 축사 내 공기오염과 스트레스는 가축들을 각종 질병에 취약하게 만들고, 과도한 항생제 투여로 인해 내성균을 키운다. 뿐만 아니라 육질이 좋은 유전자만을 선택해 번식시킴으로써 유전적 다양성이 결여된 것도 가축전염병으로부터 취약하게 된 원인이다. 따라서 매년 반복되는 가축전염병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동물복지를 우선으로 한 친환경 축산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개정된 가축전염병예방법에서 도입된 축산 허가제의 기준과 허가 방향은 생태지향적 축산 산업을 위한 충분한 논의에 기반하여 집행되어야 할 것이다.
2. 동물생매장으로 인한 수질, 토양 오염 조사하고 장기적 관리 대책 마련하라
살아있는 동물들을 생매장하는 경우, 살아있는 동물들이 땅구덩이의 비닐 등을 찢어 오염된 침출수가 인근 지하수나 농업용수, 식수 등을 2차 오염시키는 등 환경오염과 주민 생존의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들도 발생시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환경부가 경기도내 가축매몰지역의 수질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부지역에서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질산성 질소와 암모니아 질소, 염소이온, 대장균 등이 다량 검출된 사실이 있어 지하수 오염으로 인한 2차적 인체피해가 있을 수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좁은 국토와 높은 인구밀도를 보여주는 한국적 상황에서 대량 매몰 사체의 부패에 따른 또 다른 전염병 창궐의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지금과 같은 생태계의 균형이 깨어진 상태가 지속될 경우 새로운 인수공통전염병(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걸리는 전염병)의 출현 등 종간 장벽을 뛰어넘는 병원체의 출현이 야기될 수 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보다 본격적이고 신속한 방역 대응을 위하여 농수산식품부 내의 수의방역국의 신설이나 현행 수의과학검역원의 수의방역청으로의 격상 등 가축 질병, 나아가 인수공통전염병에 대비하는 총체적 행정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현재 가축매몰지역의 침출수 및 토양오염을 지속적으로 모니터해 이를 주민들에게 알림으로써 살처분으로 인한 환경적, 인체적 피해에 대한 알권리를 제공하고 2차 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사후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3. 경제논리에 입각한 예방적 살처분을 즉각 중단하라
구제역은 오랫동안 인류가 가축과 같이 하면서 관리해 오던 질병이며, 어린 동물이 아니라면 치사율 또한 낮다. 무엇보다 이 질병은 사람에게 옮기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한 전염력과 질병에서 회복된 동물의 성장이나 유류 생산량, 사료 효율 등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예방적 살처분과 같은 과도한 선택을 무분별하게 남발하고 있다. 이번 구제역 사태 역시 조기에 백신접종이 투여되지 않은 이유가 구제역 청정국 지위에 집착했기 때문이다. 구제역 청정국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중국 등 저가의 육류가 국내로 유입되는 것을 막아 국내 축산업계를 보호하고자 했으나 결과적으로는 구제역 확산으로 인해 국내 축산업계를 도탄에 빠지게 했다. 질병의 발생규모에 따라 유연한 대책을 준비하고 적용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하고 획일적인 살처분 방식만을 고수해 수백만 마리의 억울한 가축들의 죽음을 야기한 것이다. 이제라도 실효성이 의심스러운 무분별한 예방적 살처분을 즉각 중단하고, 가축전염병 발생과 확산에 대한 다각적인 예방책과 매뉴얼을 강구하라.
4. 가축 살처분은 인도적 방법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현행 ‘동물보호법’과 ‘가축전염병예방법’ 그리고 ‘구제역 긴급행동지침’에 따르면 소, 돼지의 경우 아래와 같이 약물, 가스, 전기 등을 이용하여 고통을 최소화하여 안락사 후 매몰 조치하도록 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나 국제동물보건기구(OIE)에서도 동물 살처분시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안락사 후 사체처리를 하도록 되어 있다. 구제역 살처분은 법과 지침에 따라 합법적이고 인도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장비시설,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동물들을 산 채로 땅속에 매장하고 있다. 심지어 살처분 현장에서 인도적 절차가 이루어지는 것을 감독하고 관리해야 할 수의사마저 직접 생매장에 관여해야만 하는 상황까지 연출되었다. 이는 명백한 불법행위이며, 이로 인해 축산농가 및 수의사, 방역 관계자, 매일같이 비인도적인 방법으로 생매장 당하는 소식을 접하는 국민들의 정신적 충격에 대해서도 정부는 책임이 있다.
5. 정확한 책임규명과 축산농가에 대한 현실적인 보상 및 농가재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
이번 구제역이 쉽사리 종식되지 않고 이처럼 확산된 것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초기 대응의 실패를 가장 큰 원인으로 들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수산식품부 장관은 정확한 원인규명 없이 추측에 의존해 구제역의 시작을 안동의 한 농민에게 책임 전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욱이 이러한 정부의 추측성 태도에 힘입어 구제역의 화살이 우리 사회의 약자인 이주노동자와 농민들에게 쏠리고 있어 피해자가 가해자로 낙인된 점은 매우 안타깝다. 설사 이들에 의해 바이러스가 전파되었다고 해도 그 책임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정부에게 있다. 누구보다 조심스러워야 할 정부가 정확하지 않은 사실을 사회에 퍼뜨림으로써 한 개인 및 사회적 약자 집단을 범죄자로 몰고, 지역공동체의 분열을 조장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따라서 농수산식품부 장관은 안동의 농민에게 찾아가 직접 머리숙여 사죄해 훼손된 명예를 회복시키는 노력을 하고, 정부는 구제역 확산으로 인해 도탄에 빠진 축산농가 및 관련 업계 종사자들에게 현실적이고 장기적인 보상과 농가재건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이는 장차 예상되는 국제간 식량전쟁에 대비한 국가식량자급 전략과도 밀접하게 관련된 문제이며, 정부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6. 과도한 육식소비를 줄이고 윤리적 소비를 하자.
한국인이 소비하는 육류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 소비량은 1990년 1인당 19.9kg에 그쳤지만 해마다 꾸준히 늘어 2009년에는 36.8kg에 달했다. 20년 사이 한국인의 육류 섭취량이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육류의 과다한 소비는 비만, 성인병, 각종 암의 발생률을 높이는 등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또한 생태계의 대등한 구성원으로서의 동물 생명을 존중하기보다는 단순한 인간 육류 소비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인식은 전 지구적 차원에서의 기아문제, 기후변화, 배설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번 구제역사태에도 육류소비량은 줄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민 불안과 축산물 가격불안정을 틈타 일부 대형마트 등이 값싼 외국산 축산물을 본격적으로 홍보하고 판매해 국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우리는 과도한 육류소비를 부추기는 지금의 식생활을 돌아보고, 구제역보다 더 많은 가축들이 생명으로서보다는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비참한 여건에서 사육되는 현실을 반성하고, 가축의 사육방식을 바꾸는 윤리적 소비에 앞장서야 한다.
2011. 1. 21
한국환경회의
공주녹색연합, 광주전남녹색연합,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녹색교통, 녹색미래,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녹색연합, 대구경북녹색연합, 대천충남녹색연합, 부산녹색연합, 분당환경시민의모임, 불교환경운동연대, 생명의숲, 생태보전시민의모임, 생태지평, 소비자시민모임, 수원환경운동센터, 에너지나눔과평화, 에코붓다, 여성환경연대, 우이령보존회, 원불교천지보은회, 원주녹색연합,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인천녹색연합, 전국귀농운동본부, 제주참여환경연대, 천주교환경사목위원회, 풀꽃세상을위한모임, 한국자원순환재생재활용연합회,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YWCA연합회, 환경과공해연구회,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 (이상 37개 단체)
문의 : 환경정의 다음지킴이국 신권화정 부장 (02-743-4747, 010-2496-5085)
더 이상 죄 없는 동물들을 죽이지 마라!
최근 구제역 발생으로 매일 수 만 마리의 가축들이 매몰, 생매장되고 있다. 두 달이 채 안된 지금, 그 수가 무려 200만 마리에 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축산농가의 피폐는 물론이고, 원인규명 과정에서 이웃을 원망하는 농촌공동체 파괴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더불어 죄 없는 가축들을 산채로 구덩이로 몰아넣어야 하는 방역 및 수의 관계자들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도 극에 달아 있다. 또한 2000년 이후 매년 구제역, 조류독감, 브루셀라 등 가축전염병으로 인한 방역 비용이 2조 3천억에 이르고 있고, 이로 인해 생매장된 동물들은 이번 구제역을 포함해 1900만 마리를 넘어서고 있다. 이처럼 가축전염병이 매년 반복되고, 그로 인한 막대한 비용이 지출되고 있음에도 정부는 애꿎은 가축들만 죽이고 적절한 방역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공장식 밀집 사육방식에서 친환경 축산 시스템을 도입하라
A4 용지 한 장 크기도 안 되는 닭장에선 암탉이 알을 낳기 위해 키워지고, 몸 하나 겨우 들어가는 좁은 사육틀에선 암퇘지가 옴싹달싹하지도 못한채 누워 새끼들에게 젖을 먹이는 공장식 밀집사육방식이 우리나라 축산 현실이다. 지금의 공장식 밀집 사육방식에서는 구제역과 같은 동물전염병의 전파속도가 급속도로 빨라질 수밖에 없다. 또한 밀집 사육으로 인한 축사 내 공기오염과 스트레스는 가축들을 각종 질병에 취약하게 만들고, 과도한 항생제 투여로 인해 내성균을 키운다. 뿐만 아니라 육질이 좋은 유전자만을 선택해 번식시킴으로써 유전적 다양성이 결여된 것도 가축전염병으로부터 취약하게 된 원인이다. 따라서 매년 반복되는 가축전염병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동물복지를 우선으로 한 친환경 축산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개정된 가축전염병예방법에서 도입된 축산 허가제의 기준과 허가 방향은 생태지향적 축산 산업을 위한 충분한 논의에 기반하여 집행되어야 할 것이다.
2. 동물생매장으로 인한 수질, 토양 오염 조사하고 장기적 관리 대책 마련하라
살아있는 동물들을 생매장하는 경우, 살아있는 동물들이 땅구덩이의 비닐 등을 찢어 오염된 침출수가 인근 지하수나 농업용수, 식수 등을 2차 오염시키는 등 환경오염과 주민 생존의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들도 발생시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환경부가 경기도내 가축매몰지역의 수질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부지역에서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질산성 질소와 암모니아 질소, 염소이온, 대장균 등이 다량 검출된 사실이 있어 지하수 오염으로 인한 2차적 인체피해가 있을 수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좁은 국토와 높은 인구밀도를 보여주는 한국적 상황에서 대량 매몰 사체의 부패에 따른 또 다른 전염병 창궐의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지금과 같은 생태계의 균형이 깨어진 상태가 지속될 경우 새로운 인수공통전염병(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걸리는 전염병)의 출현 등 종간 장벽을 뛰어넘는 병원체의 출현이 야기될 수 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보다 본격적이고 신속한 방역 대응을 위하여 농수산식품부 내의 수의방역국의 신설이나 현행 수의과학검역원의 수의방역청으로의 격상 등 가축 질병, 나아가 인수공통전염병에 대비하는 총체적 행정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현재 가축매몰지역의 침출수 및 토양오염을 지속적으로 모니터해 이를 주민들에게 알림으로써 살처분으로 인한 환경적, 인체적 피해에 대한 알권리를 제공하고 2차 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사후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3. 경제논리에 입각한 예방적 살처분을 즉각 중단하라
구제역은 오랫동안 인류가 가축과 같이 하면서 관리해 오던 질병이며, 어린 동물이 아니라면 치사율 또한 낮다. 무엇보다 이 질병은 사람에게 옮기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한 전염력과 질병에서 회복된 동물의 성장이나 유류 생산량, 사료 효율 등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예방적 살처분과 같은 과도한 선택을 무분별하게 남발하고 있다. 이번 구제역 사태 역시 조기에 백신접종이 투여되지 않은 이유가 구제역 청정국 지위에 집착했기 때문이다. 구제역 청정국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중국 등 저가의 육류가 국내로 유입되는 것을 막아 국내 축산업계를 보호하고자 했으나 결과적으로는 구제역 확산으로 인해 국내 축산업계를 도탄에 빠지게 했다. 질병의 발생규모에 따라 유연한 대책을 준비하고 적용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하고 획일적인 살처분 방식만을 고수해 수백만 마리의 억울한 가축들의 죽음을 야기한 것이다. 이제라도 실효성이 의심스러운 무분별한 예방적 살처분을 즉각 중단하고, 가축전염병 발생과 확산에 대한 다각적인 예방책과 매뉴얼을 강구하라.
4. 가축 살처분은 인도적 방법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현행 ‘동물보호법’과 ‘가축전염병예방법’ 그리고 ‘구제역 긴급행동지침’에 따르면 소, 돼지의 경우 아래와 같이 약물, 가스, 전기 등을 이용하여 고통을 최소화하여 안락사 후 매몰 조치하도록 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나 국제동물보건기구(OIE)에서도 동물 살처분시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안락사 후 사체처리를 하도록 되어 있다. 구제역 살처분은 법과 지침에 따라 합법적이고 인도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장비시설,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동물들을 산 채로 땅속에 매장하고 있다. 심지어 살처분 현장에서 인도적 절차가 이루어지는 것을 감독하고 관리해야 할 수의사마저 직접 생매장에 관여해야만 하는 상황까지 연출되었다. 이는 명백한 불법행위이며, 이로 인해 축산농가 및 수의사, 방역 관계자, 매일같이 비인도적인 방법으로 생매장 당하는 소식을 접하는 국민들의 정신적 충격에 대해서도 정부는 책임이 있다.
5. 정확한 책임규명과 축산농가에 대한 현실적인 보상 및 농가재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
이번 구제역이 쉽사리 종식되지 않고 이처럼 확산된 것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초기 대응의 실패를 가장 큰 원인으로 들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수산식품부 장관은 정확한 원인규명 없이 추측에 의존해 구제역의 시작을 안동의 한 농민에게 책임 전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욱이 이러한 정부의 추측성 태도에 힘입어 구제역의 화살이 우리 사회의 약자인 이주노동자와 농민들에게 쏠리고 있어 피해자가 가해자로 낙인된 점은 매우 안타깝다. 설사 이들에 의해 바이러스가 전파되었다고 해도 그 책임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정부에게 있다. 누구보다 조심스러워야 할 정부가 정확하지 않은 사실을 사회에 퍼뜨림으로써 한 개인 및 사회적 약자 집단을 범죄자로 몰고, 지역공동체의 분열을 조장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따라서 농수산식품부 장관은 안동의 농민에게 찾아가 직접 머리숙여 사죄해 훼손된 명예를 회복시키는 노력을 하고, 정부는 구제역 확산으로 인해 도탄에 빠진 축산농가 및 관련 업계 종사자들에게 현실적이고 장기적인 보상과 농가재건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이는 장차 예상되는 국제간 식량전쟁에 대비한 국가식량자급 전략과도 밀접하게 관련된 문제이며, 정부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6. 과도한 육식소비를 줄이고 윤리적 소비를 하자.
한국인이 소비하는 육류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 소비량은 1990년 1인당 19.9kg에 그쳤지만 해마다 꾸준히 늘어 2009년에는 36.8kg에 달했다. 20년 사이 한국인의 육류 섭취량이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육류의 과다한 소비는 비만, 성인병, 각종 암의 발생률을 높이는 등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또한 생태계의 대등한 구성원으로서의 동물 생명을 존중하기보다는 단순한 인간 육류 소비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인식은 전 지구적 차원에서의 기아문제, 기후변화, 배설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번 구제역사태에도 육류소비량은 줄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민 불안과 축산물 가격불안정을 틈타 일부 대형마트 등이 값싼 외국산 축산물을 본격적으로 홍보하고 판매해 국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우리는 과도한 육류소비를 부추기는 지금의 식생활을 돌아보고, 구제역보다 더 많은 가축들이 생명으로서보다는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비참한 여건에서 사육되는 현실을 반성하고, 가축의 사육방식을 바꾸는 윤리적 소비에 앞장서야 한다.
2011. 1. 21
한국환경회의
공주녹색연합, 광주전남녹색연합,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녹색교통, 녹색미래,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녹색연합, 대구경북녹색연합, 대천충남녹색연합, 부산녹색연합, 분당환경시민의모임, 불교환경운동연대, 생명의숲, 생태보전시민의모임, 생태지평, 소비자시민모임, 수원환경운동센터, 에너지나눔과평화, 에코붓다, 여성환경연대, 우이령보존회, 원불교천지보은회, 원주녹색연합,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인천녹색연합, 전국귀농운동본부, 제주참여환경연대, 천주교환경사목위원회, 풀꽃세상을위한모임, 한국자원순환재생재활용연합회,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YWCA연합회, 환경과공해연구회,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 (이상 37개 단체)
문의 : 환경정의 다음지킴이국 신권화정 부장 (02-743-4747, 010-2496-5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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