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세월호참사 983일, 용인355차 죽전역 피케팅

세월호 참사 983일째..
용인 355차 12월 23일 금요일

차고 매서운 바람이 뼈 안으로 독하게 스민다.
손끝이 빨갛고 코 끝이 찡하다. 아 춥다, 진짜 춥다.
작년 호된 겨울을 지낸 후로 추운 날씨에 면역이 생긴게 아니라 오히려 겁이 덜컥 났다.

그러나,
피켓을 맞잡은 친구들이 있으니, 견딜만 하다.
아니! 좋다. 이렇게 나와 소리라도 지를 수 있어서 피켓이라도 들고 알릴 수 있어서 누군가는 어제일 처럼 기억하고 행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서. 나는 좋다. 오히려 나에게 위로가 된다. 혼자라면 1000일이 가까운 지금까지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긴 시간 한결같은 마음으로 함께 해 준 고맙고 또 고마운 사람들 같으니.

얘들아 보고 있니? 아줌마들이 산타모자 쓰고 인사한다. 메리 크리스마스.
너희들이 있었다면 훨씬 알록달록한 성탄이 될 수 있었을텐데.


(깜짝 방문 명희 언니, 따뜻한 커피도 주고 까페에 앉아서도 스티커를 자르고 창문넘어 사진도 찍어 주고... 고마운 사람 듬직한 언니~)

얘들아! .
조금만 더 기다려. 이제 왜 너희를 포함한 304명이 억울한 죽음을 당해야 했는지 밝혀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았어. 그때까지 우리들은 열심히 싸우고 소리치고 알릴거야.
너희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거 알아, 도와주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어.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
성탄절, 그곳에서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 가지렴.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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