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세월호참사 976일, 용인349차 죽전역 피케팅

세월호 참사 976일째..
용인 349회차 12월 16일 금요일 피켓팅 후기입니다

날씨가 이렇다 보니 많이들 몸이 안좋으시네요.
저도 몸이 안좋아 조금 늦게 중무장을 하고나갔습니다.

죽전역은 정말 싸늘하더군요.
피켓을 정리하고 서명준비를 다 해 놓았는데 갑자기 식은땀이 납니다.
추워서 체한것 같은 느낌.
아~ 급히 핫팩을 급히 뜯어 주머니에 하나씩 넣습니다.
그래도 춥네요. 하나를 더 띁어 손에 들었어요.
신기하게도 몇분이 지나 온기가 느껴지니 아픈게 싹 사라졌어요.
조금전 배를 잡고 있는 제가 불쌍했는지 한 여자분이 서명하시며 추운데 왜 나오셨냐 하시더군요. 전 서명 감사드립니다.라고 대답합니다.
더 멋진 말을 할껄~

서명을 하는 사람들 뒤로 50대의 밍크코트 아주머니와 옆의 친구가 묻습니다
"뭘 밝혀야 하는데? 9명?"
또 시비를 거는 건가? 하며 대답을 해 드립니다.
그런데 정말로 궁금하신가 봅니다. 7시간 이런 이야기가 있던데 진짜인가? 부터 정말 궁금하셨던 것을 물어보십니다.
제가 아는 한 이야기 해 드렸더니 정말 밝혀져야하겠네 하시며 서명을 하십니다. 개인정보인데 하며 약간 머뭇하시긴 했지만 나중에 인증샷까지 친구분이 찍어주십니다. 기운이 납니다.

그 뒤로 간간이 서명을 해 주십니다.
자발적인 서명

핫팩이 있어도 발은 추워 동동 구르는데
중학교 친구들이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오네요.
" 서명 부탁드립니다." 하니 쪼르르 네 명이 아이스크림 콘을 물고 옵니다.
어찌나 귀엽던지요. 그리고 역시 청춘이다 했습니다.
예중 친구들은 아이스크림을 들고 쪼르르 서명을 합니다.

점심시간이 되자 사람들은 많아졌고
한 부부가 서명을 하시더니 남편분만 서명할때 책상에 놓았던 책을 집지 않고 계속 서 계십니다.
부인이 어디갔다며 서 계시던 신사분.
알고보니 부인은 제 커피를 사러 가셨더라구요. 커피랑 같이 찍으려 했으나 창피해 하셔서 커피만 찍었어요.^^
앗 책을 놓고 가셨네요. 책을 들고 죽전역으로 뜁니다.
" 책 놓고 가셨어요" 개찰구를 통과하려다 뒤돌아보시고 달려와 받으십니다.

한 남자분이 지나가시는것 처럼 오셔서 코코아를 건네주십니다.
제가 좋아하는 코코아를~어찌아시고
친구가 유가족이라고 하십니다. 친구를 보며 힘드신가 봅니다.
진실이 밝혀지는 요즘이 친구분을 더 괴로우실텐데요 하며 제가 말하는데 왜 제가 눈물이 나던지요. 후우~~

피켓을 걷으며 정리하고 있는데 갑자기 한 무리의 분들이 오시더니 서명을 하신대요. 인원이 하도 많아 다시 펜을 꺼네고 리본을 드립니다.
문닫으려는데 줄을서서 서명을 하시다니 만두가게도 아니고
진풍경입니다.^^
그런데 추워선지 펜이 잘 안나옵니다.
오늘 나오다 안나오다를 계속하는 펜들....
그런데 그분들 중 한분이 다시오시더니 펜이 안나오니 이 펜을 놓고 간다며 3개를 놓고 가시네요.

음료수 세잔 저 혼자 다 마실 수 없어 떡뽂기 아줌마께도 오늘 혼자였는데 음료수 많이 주셔서요 하며 뜨끈한 커피를 드렸습니다.

오늘 서명 많이 받았으니 핫팩 세개 썻어도 용서해 주실꺼죠?^^
피켓가방안의 핫팩덕분에 무사히 마칠수 있었습니다.

-어치님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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