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10/28 죽전역 분향소지킴이 및 세월호 피케팅

10월 27일에는 사무국에서 고 백남기농민 추모 분향소 지킴이를 하기 위해 죽전역으로 나갔습니다.
지난주에 비해 추모의 벽에 노란색 포스트잍에 쓴 추모글들이 늘어났습니다.
사람들이 뜸한 틈을 타 솜씨는 없지만 백남기님의 얼굴모습을 그려 추모의 벽에 붙여봅니다.
어르신의 웃는 모습이 참으로 인자하셔서 그려보는 동안 마음이 따듯해집니다.
방명록에 어떤 분이 적어놓으신 글을 읽으며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습니다.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방영된 영상을 계속 틀어놓으니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영상을 보고
많은 분들이 가슴 아파하며 서명과 분향을 하고 가셨습니다.


10월 28일에는 우리단체 회원이신 용기님께서 죽전역을 지켜주셨습니다.
용기님, 애쓰셨습니다.
용기님의 후기 올립니다.


세월호 참사 927일째, (사진없는 후기)

하늘이 찌뿌두둥... 하다. 글루미 죽전역
구형중에 구형 모토로라 핸드폰으로 바꾸는 바람에 사진기도 안되고, 음악만 겨우 틀었다. 양춘모대표님이 깜짝 방문해서 함께 피켓 들어주시고 농사 이야기도 해주시고 용인 마을 이야기도 해주셔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들었다. 영범님은 분향소를 열어주시고 따뜻한 다방커피까지 배달해주셨다.

온 나라가 최씨 모녀와 꼭두각시 대통령 이야기다. 실망과 분노가 뒤섞인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 정도 였나. 친절한 언론덕택에 정*라 애기 낳은 것도 알게 되었다. 한심스럽지만 이런게 또 노인분들에게는 먹힌다니, 참아줘야겠다.

단대 커플이 와서 나란히 싸인하길래 세월호 뱃지를 드렸더니 서로 가방에 달아준다. 참 예쁘고 감사하다. 무심히 싸늘하게 지나가는 젊은 이들도 많지만 이런 보석같은 아이들을 보면 어느새 마음이 사르르 녹는다. 신세계 주방 아줌마들이 우르르 서명대 앞을 지나갔다. 그런데 짜잔~ 한 분이 일행을 버리고 혼자서 뚜벅뚜벅 서명대로 오시더니 서명을 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기가 쉽지 않은데, 너무 감사해요. 다른 분들은 저 만치 가시는데, 하니까 괜찮아요. 저 이들도 서명 다했어요. 난 또 하는 거지, 여기서 이렇게 서 있는게 어려운 일인것을 아니까요. 우읍... 눈물이 왈칵... 네...감, 감사합니다. 내 가방에 달린 세월호 키 홀더를 빼서 드렸다. 순간 소녀같이 웃으며 연신 고맙다고 한다. 가신 줄 알았는데 그 분이 내 뒤통수에 대고 소리쳤다.

곧 좋은 날이 올거예요!.
에이씨 또 울었다. 좋아서... 좋아서 울었다. 진짜 올 것 같아서.

세월호 사건은 내게 정치란 곧 우리 삶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우리의 삶을 누군가에게 맡겨서는 안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정치는 정치가가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우리의 행위 하나하나가 정치란 것을... 무당에게 국정을 의지하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우리 생사가 걸려있는 이 어처구니 없는 시스템이 난 더 어처구니가 없다. 그 힘이 무얼까, 바다 한 가운데 304명을 수장시키고 선원만 구해 떠나버리고 사람 목숨을 가지고 버젓이 거짓말을 해대는 관료들(청문회에서 본 그들을 난 잊을 수 없다. ) 쓰레기 같은 언론인들. 다 하나 같이 좀비들이다. 멀쩡한 사람을 이런 좀비로 만드는 그 힘은 무얼까.

이런 저런 생각으로 서명대를 지키자니 1시 삼십분이 훌쩍 지나갔다. 서둘러 분향소로 와서 (다섯걸음^^) 정리하고 시민상주로 모드 전환했다. 분향하는 분들이 오늘은 꽤 있었다. 만원짜리를 허겁지겁 모금함에 넣고 가시는 분도 계셨고 블랙으로 깔맞춤을 한 커플이 서명을 하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이건 너무 한거 아니냐면서. 한 젊은이는 태어나서 처음 분향해본다고 했다.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했다.

용인 청년회에서 한 분이 교대하러 오셨다. 뚝딱뚝딱, 하더니 그것이 알고 싶다. 우~왕 영상이 켜졌다. 멋, 멋있다.

용기있는 분들과 함께하게 되여 그릇 용기가 진짜 용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희망을 품어봅니다. 모두 모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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