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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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0
2016. 10. 7.
세월호참사 906일, 용인297차 죽전역 피케팅
중간고사가 끝나서 아이들이 죽전역에 우르르르 쏟아져 나왔습니다. 얼마나 활기찬지 젊은 친구들은 이래도 예쁘도 저래도 예쁩니다. 들뜬 와중에도 서명해주고 간 친구들 고맙고 감사합니다.
수지 꿈학교에서 두 분이 다녀가셨어요. 눈물짓고 함께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감사해요. 어머님들. 게다가 아이들 소풍이라서 김밥을 싸는 김에 많이 쌌다고 저 많은 김밥과 배즙까지... 따뜻한 집 김밥을 먹으니 마음까지 훈훈해집니다. 고맙습니다. 배즙도요.
사랑과 평화 소장님이 다녀가셨어요. 수요일에 혼자 피켓팅을 하느라 끙끙대고 있는데 홀연히 나타나셨어요. 용기가 서 있는 걸 보자 너무 반가워하셨어요. 저도 왤케 눈물이 나던지, 제 인생 선배이신 소장님, 백남기 어르신께 인사를 하던중 얼마나 우시던지.. 같이 우느라... ㅠㅠ 쉬이발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피켓팅 끝까지 함께 해주시고 가셨어요. 점심도 사주시고 커피도 사주시고 성금도 주시고 가셨어요. 오전에 강의가 있으셨다던데, 강의료 죽전역에 다 쏟아 붓고 가셨어요. ^^ 감사합니다.
죽전역을 오가며 시민들이 분향을 하십니다.
10월 5일 수요일 죽전역 피켓팅 , 10월 6일 목요일 죽전역 백남기 어르신 분향소 방문, 수지 로얄스포츠 앞 탈핵 시위, 10월 7일 금요일 죽전역 피켓팅 백남기 어르신 분향소 지킴이, 에다 4일 죽전역 백남기 어르신 분향소 차리기까지 ~~
화요일 부터 금요일까지 강행군.
마음이 쓰여서 집에 있자니 안절부절하고 뜬끔없는 눈물까지, 죽전역으로 가는 게 나을것 같아서, 기웃대기도 하고 세월호 피켓팅하면서 수 차례 뒤를 돌아본다. 왜 그렇게 거기에 몰두하냐고 묻는다. 그 날의 집회가 여기에 나를 데려다 놓았다, 그러면 답이 될까. 우리가 백남기다, 구호가 나는 가슴에 박혀 매번 아프다.
어제 아들아이 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심장마비로 갑자기. 아침에 인사까지 하고 출근했던 아빠가 싸늘한 주검이 되어 그 친구 앞에 오셨다. 안녕, 한 마디도 나누지 못했던 이별, 17살 천방지축 그 녀석이 감당할 슬픔 때문에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잘 위로해줘' 했더니 '어떻게?" 라고 묻는다. '그냥 그 녀석 곁에 있어줘...' 아들에게 그리 말했다.
남편한테도 일찍 오라고 일렀다. 장터에서 사온 순대에 조금 곁들어진 내장을 두고 아빠와 아들이 장난을 친다. 아빠 이거 귀야?, 응, 아빠 귀 먹어, 응, 아빠 귀 먹은거네. 깔깔 대고 웃는 아들과 어이없게 웃는 아빠, 부자의 대화에 기가막힌 엄마.
우리가 바란 건 그저 이런 일상아니었는가. 한 순간에 남편이자 할아버지이자 아버지를 잃은 가족의 슬픔을 대체 무엇으로 위로 할 수 있을까. 국가폭력에 의한 살인의 현장을 눈을 뜨고도 막지 못했던 나. 죄책감이 내 정신 한켠에 안개처럼 자욱하다. 그 가족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들 곁에 서서 그들의 외침에 함께 하는 것, 단순한 시혜가 아닌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다짐을 한다.
기성세대로서 젊은 세대에게 조금이라도 떳떳하고 싶은데... ㅠㅠ 그 조금을 이뤄내는게 참 힘이든다. 그래도 같이 하는 분들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조금씩 품을 내고 마음을 모으니 죽전역 빈 공터에 백남기 어르신 분향소가 차려졌다.
백남기 어르신 외롭지 않게 자주 찾아가 뵐께요.~ 영면하소서~
미대를 졸업하고 대학원을 준비하는 26의 젊은 친구가 함께 하고 싶다고 찾아왔습니다. 젊은이가 함께 하니 분향소가 좀 밝아진 느낌입니다. 젊은이는 어려운 때에 뭐라도 하고 싶은데 할 줄 아는게 그림뿐이다, 그래서 괴롭다 하더군요, 용기는 그림 그리는 것도 힘들텐데, 그런 고민까지 해서 젊은이에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벌이라도 서고 싶은 마음이었네요. ㅠㅠ 쌀까지 사주고 간 젊은이, 다음에 만나면 맛난 밥 사줘야 겟습니다.
다음번에 보정동 우리은행 앞에 붕어빵을 한 아름 사서 나눠먹어야겠습니다. 사람사는 건 이런거구나 싶습니다. 서로 품을 내는 거, 조금씩 다가가서 참여하는 거, 감동이었습니다.
용인 환경 정의 직원이신 썰매님을 따라 이은주님과 썰매님 아드님과 수지구청역 사거리 로열 스포츠에서 탈핵 시위를 했어요. 분양 사무실 홍보하시는 분이 저에게 저는 핵 발전소 반대인데요, 그럼 그 전기는 어디서 구해와요? 물었다. 전기가 남는대요, 지금이야 남죠, 핵 발전 하니까 남는 거죠....
전기에 의존하는 생활을 바꿔야 한다부터 시작해서 주구장창 말하면 너무 길어질것 같고, 핵 마피아까지 설명해야 할 것 같아서 걍 말았어요. 배도 고프고. 힘도 들고. 딱히 관심 있게 들을 것 같지도 않고. ㅎ
썰매님과 이은주님 썰매님 아드님까지 재미있게 탈핵시위했네요. 세월호와 다르게 욕하는 사람도 없고 찌푸리는 사람도 없고 녹색당이라는 청년은 사진까지 찍어가고. 분위기 되게 좋았어요. 세월호 피켓팅도 이러면 얼마나 좋을까. ㅎㅎㅎ
금요팀 용기님 후기입니다
세월호참사 906일, 용인297차 죽전역 피케팅
중간고사가 끝나서 아이들이 죽전역에 우르르르 쏟아져 나왔습니다. 얼마나 활기찬지 젊은 친구들은 이래도 예쁘도 저래도 예쁩니다. 들뜬 와중에도 서명해주고 간 친구들 고맙고 감사합니다.
수지 꿈학교에서 두 분이 다녀가셨어요. 눈물짓고 함께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감사해요. 어머님들. 게다가 아이들 소풍이라서 김밥을 싸는 김에 많이 쌌다고 저 많은 김밥과 배즙까지... 따뜻한 집 김밥을 먹으니 마음까지 훈훈해집니다. 고맙습니다. 배즙도요.
사랑과 평화 소장님이 다녀가셨어요. 수요일에 혼자 피켓팅을 하느라 끙끙대고 있는데 홀연히 나타나셨어요. 용기가 서 있는 걸 보자 너무 반가워하셨어요. 저도 왤케 눈물이 나던지, 제 인생 선배이신 소장님, 백남기 어르신께 인사를 하던중 얼마나 우시던지.. 같이 우느라... ㅠㅠ 쉬이발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피켓팅 끝까지 함께 해주시고 가셨어요. 점심도 사주시고 커피도 사주시고 성금도 주시고 가셨어요. 오전에 강의가 있으셨다던데, 강의료 죽전역에 다 쏟아 붓고 가셨어요. ^^ 감사합니다.
죽전역을 오가며 시민들이 분향을 하십니다.
10월 5일 수요일 죽전역 피켓팅 , 10월 6일 목요일 죽전역 백남기 어르신 분향소 방문, 수지 로얄스포츠 앞 탈핵 시위, 10월 7일 금요일 죽전역 피켓팅 백남기 어르신 분향소 지킴이, 에다 4일 죽전역 백남기 어르신 분향소 차리기까지 ~~
화요일 부터 금요일까지 강행군.
마음이 쓰여서 집에 있자니 안절부절하고 뜬끔없는 눈물까지, 죽전역으로 가는 게 나을것 같아서, 기웃대기도 하고 세월호 피켓팅하면서 수 차례 뒤를 돌아본다. 왜 그렇게 거기에 몰두하냐고 묻는다. 그 날의 집회가 여기에 나를 데려다 놓았다, 그러면 답이 될까. 우리가 백남기다, 구호가 나는 가슴에 박혀 매번 아프다.
어제 아들아이 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심장마비로 갑자기. 아침에 인사까지 하고 출근했던 아빠가 싸늘한 주검이 되어 그 친구 앞에 오셨다. 안녕, 한 마디도 나누지 못했던 이별, 17살 천방지축 그 녀석이 감당할 슬픔 때문에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잘 위로해줘' 했더니 '어떻게?" 라고 묻는다. '그냥 그 녀석 곁에 있어줘...' 아들에게 그리 말했다.
남편한테도 일찍 오라고 일렀다. 장터에서 사온 순대에 조금 곁들어진 내장을 두고 아빠와 아들이 장난을 친다. 아빠 이거 귀야?, 응, 아빠 귀 먹어, 응, 아빠 귀 먹은거네. 깔깔 대고 웃는 아들과 어이없게 웃는 아빠, 부자의 대화에 기가막힌 엄마.
우리가 바란 건 그저 이런 일상아니었는가. 한 순간에 남편이자 할아버지이자 아버지를 잃은 가족의 슬픔을 대체 무엇으로 위로 할 수 있을까. 국가폭력에 의한 살인의 현장을 눈을 뜨고도 막지 못했던 나. 죄책감이 내 정신 한켠에 안개처럼 자욱하다. 그 가족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들 곁에 서서 그들의 외침에 함께 하는 것, 단순한 시혜가 아닌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다짐을 한다.
기성세대로서 젊은 세대에게 조금이라도 떳떳하고 싶은데... ㅠㅠ 그 조금을 이뤄내는게 참 힘이든다. 그래도 같이 하는 분들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조금씩 품을 내고 마음을 모으니 죽전역 빈 공터에 백남기 어르신 분향소가 차려졌다.
백남기 어르신 외롭지 않게 자주 찾아가 뵐께요.~ 영면하소서~
미대를 졸업하고 대학원을 준비하는 26의 젊은 친구가 함께 하고 싶다고 찾아왔습니다. 젊은이가 함께 하니 분향소가 좀 밝아진 느낌입니다. 젊은이는 어려운 때에 뭐라도 하고 싶은데 할 줄 아는게 그림뿐이다, 그래서 괴롭다 하더군요, 용기는 그림 그리는 것도 힘들텐데, 그런 고민까지 해서 젊은이에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벌이라도 서고 싶은 마음이었네요. ㅠㅠ 쌀까지 사주고 간 젊은이, 다음에 만나면 맛난 밥 사줘야 겟습니다.
다음번에 보정동 우리은행 앞에 붕어빵을 한 아름 사서 나눠먹어야겠습니다. 사람사는 건 이런거구나 싶습니다. 서로 품을 내는 거, 조금씩 다가가서 참여하는 거, 감동이었습니다.
용인 환경 정의 직원이신 썰매님을 따라 이은주님과 썰매님 아드님과 수지구청역 사거리 로열 스포츠에서 탈핵 시위를 했어요. 분양 사무실 홍보하시는 분이 저에게 저는 핵 발전소 반대인데요, 그럼 그 전기는 어디서 구해와요? 물었다. 전기가 남는대요, 지금이야 남죠, 핵 발전 하니까 남는 거죠....
전기에 의존하는 생활을 바꿔야 한다부터 시작해서 주구장창 말하면 너무 길어질것 같고, 핵 마피아까지 설명해야 할 것 같아서 걍 말았어요. 배도 고프고. 힘도 들고. 딱히 관심 있게 들을 것 같지도 않고. ㅎ
썰매님과 이은주님 썰매님 아드님까지 재미있게 탈핵시위했네요. 세월호와 다르게 욕하는 사람도 없고 찌푸리는 사람도 없고 녹색당이라는 청년은 사진까지 찍어가고. 분위기 되게 좋았어요. 세월호 피켓팅도 이러면 얼마나 좋을까. ㅎㅎㅎ
금요팀 용기님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