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세월호참사 773일째 용인208차 죽전역 피케팅

세월호참사 773일째 용인209차
2016년 5월27일 금요일
용기, 썰매, 어치

아침에 일어나 죽전쪽을 보니 산이 완전히 뿌옇다.
미세 먼지가 많나 보다.
역시 예보를 보니 나쁨이고 내 몸상태는 이틀째 컨디션이 꽝이다.
날씨도 몸상태도 ....용기님과 썰매님의 상태도 그리 좋아보이진 않는다.
용기님도 감기인데도 병원에 안 가고 1주일째 버티는 중인데 도저히 안되시겠는가보다.
피케팅 마치고 병원으로 가신단다.
나는 병원에서 탈출한 사람같단 소릴듣고 다른 한 사람은 병원에 가야한다.
피케팅하며 기분도 꿀꿀하는데 용기님이 점심값을 먹기도 전에 계산해 버렸다.
뜨악 ~
우리의 달리기는 이길수 없다시며..
밥 먹으며 오늘일을 훌훌 턴다.


60대 아저씨가 지나가신다.
"이런다고 국회에서 통과시켜준대?"
나는 말한다.
"네"
아저씨는 딱 한마디 하신다.
"그럼 서명해야지~"
"서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나라 사람같고 이름도 우리나라 이름이었는데 말이 어눌하다.
" 단--국-대 -다녀요. 주소 어떻게?"
남자 대학생이 묻는다.
" 외국인이세요? 주소에 단국대라고 쓰시면 되요"
중국 남녀 대학생이었다.
외국인도 세월호에 대해 알고 서명해 준다.


말숙해 보이는 20대 중반의 여자가 왼손에 들고 있던 삼각김밥 비닐을 뜯는다.
내 앞을 지나가 서명대를 내밀었다.
" 뭔대요?"
" 세월호 특별볍 개정촉구 서명이에요"
" 그런데 왜 해요?" 라고 한다.
" 특별법이 있지만 제대로 조사하고 바뀌는것이 없어 개정해서 잘 조사해 달라는 거예요" 목은 아팠지만 아주 친절히 이야기 해 줬다.
그런데 그 아가씨 앞으로 가며 뒤에 있는 나를 쳐다보려고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눈을 살짝 내리깔고 이렇게 말한다.
" 바뀐게 없긴 뭐 없어. 돈도 많이 받았으면서"
도도하게 고개를 들듯이 들고 왼손의 주먹밥을 먹으며 간다.
뒤통수에 한마디 해주고 싶은 사람이다.

오늘 당연히 나이드신 분들의 "세월호 그만하지" 는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다시 정면으로 똑바로 쳐다보면 말소리가 작아졌다.
나이드신 분들도 죽전역에서 잘 안하려는 이야기를 얄밉게 말하는 그 아가씨가 기가 막히다.
어디가서 잘 모르면 가만히 있어야겠다. 저렇게 보일것 아닌가~
알지도 못하면서.

*어치님 후기입니다.
죽전역 세월호 피케팅은 월요일~금요일. 아침 11시~점심 1시까지 합니다.
누구나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함께 하면 힘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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