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2/26 세월호 죽전역 피케팅

세월호참사 682일, 용인 149차,
2016.2.26(금) 죽전역 피케팅 후기


썰매님과 맹달님이 갑자기 일이 생겨 못나온다고 한 오늘 죽전역, 혼자 지키나 했더니 온오프라인에서 응원이 쏟아졌어요
용기님도 오시고, 혼자인 줄 알고 지혜님도 달려나오셨고요
모두 감사합니다~

오늘도 죽전역에선 많은 일이 있었어요
피켓과 서명지를 미처 다 펼치기도 전에 서명하러 온 분이 있는 것이 여느 날과는 달랐고, 학생들도 선뜻선뜻 다가와서 서명해주었어요
할아버지 한 분은 서명하시고는 큰 목소리로 "수고!" 하고 가셔서 우리 기분을 유쾌하게 만들어주셨고,
초록자켓을 입었던 아주머니 한 분은 말없이 서명하시고는 활동에 보태라고 3만원을 주고 가셨어요 감사하다고, 노란리본 만드는데 보태겠다고 말씀드렸죠

한 아주머니는 서명하려다 말고 멈칫하셔서 '특별법 개정은 찬성하시는데 교실존치는 동의하지 않으시나' 긴장했더니 다행히 "이건 무조건 해줘야지" 하고 서명하고 가시더군요
97년생이라 밝힌 여학생은 "친구의 친구가 세월호 사고를 당했다"며 "열심히 해주세요" 라며 서명을 했고, 외국서 왔다는 한 한국인 학생은, "외국에선 자작극이라고 한다"며, 우리정부에선 뭐라고 하는지 물어보고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했어요

영화관에서 막 "귀향"을 보고 나오는 길이라는 한 분은 "교실존치는 당연한 일"이라며,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려면 알아야 하는데 사람들이 도무지 알려고 하지 않는다"고 속상해하며 서명하셨어요 귀향 얘기하면서 눈물을 보여 우리마음까지 먹먹하게 만드시더니.. 이야기하다가 결국 눈물을 참지 못한 용기님과 서로 안고 한참을 엉엉... 노란뱃지는 이미 가방에 달고 계셨고, 아이들 가방에 달아준다고 교실존치 뱃지를 챙기셨어요 "감사합니다.. 옷 따듯하게 입고 하세요.." 라며 가셨는데 자리를 뜨고도 그 여운이 한참 길게 남았답니다

오늘도 우리를 불편해하는 분들은 계셨어요
웃으며 가시는 할아버지, 마주 웃어드렸더니 웃는 얼굴로 "아이고, 고만해, 징그러워" 하시며 지나가셨고,
따지듯 말 걸며 지나가던 아주머니는 "유공자도 보상 쪼끔밖에 못 받았는데 세월호는 보상도 엄청 받아놓고 왜 아직 그러냐"며 "내가 내는 세금이 아까워서 궥질(구역질)이 나온다" 하시고는 "내가 이 말이 하고 싶어서 가다가 다시 돌아와 하고 간다"고 흥분하시기도 했어요
바람에 피켓이 자꾸 쓰러지는 육교펜스 아래쪽에 서있던 지혜님께 다가온 한 분은 "교실존치는 교육감이 안한다고 했는데 왜 정부를 욕하냐"고 따지고 들었다 하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명 발길은 이어져서, 오후1시까지 20분이나 남았는데 특별법개정 서명지를 다 써버리는 상황이...ㅠ 급한 마음에 빈 종이에 줄을 그어 계속 서명을 받았어요^^
다른 요일에 하시다 금요일 피케팅엔 처음 나오신 지혜님이 "금요일은 원래 이러냐"며 깜짝 놀라셨는데, 뭐 금요일도 늘 그렇진 않죠..^^

이런날저런날, 이런사람저런사람, 죽전역도 예측하기 어려운 게 세상 돌아가는 상황과 비슷한 것 같아요
그래도 발걸음 잠시 멈추고 공감해주는 사람이 많았던 날, 오늘 같은 날이 계속되면 참 좋겠다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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