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765송전탑 공사중단촉구를 위한 주민 촛불문화제

5월28일 7시 로얄스포츠 사거리에 모여
밀양765송전탑 공사중단촉구를 위한 주민 촛불문화제를 하였습니다
촛불과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개사한 날좀보소, 나의살던고향은,밀양아리랑 노래를 부르며 몸짓을 하기도 했습니다
밀양에서 시위를 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께 응원메세지 문자도 보내고
한전 담당자에게 공사중단을 촉구하는 문자도 단체로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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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민들께 드리는 호소문



오늘 우리는 자신의 몸을 포클레인에 묶고 초고압 송전탑 공사를 저지하고 있는 밀양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눈물겨운 싸움을 지지하고 응원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지난 8년간 밀양주민들은 대대로 살아온 고향, 수십 년 가꾸어온 논밭, 자식들과 함께 살고 있는 집 위에 76만5천볼트 초고압 송전탑이 건설되는 것을 온몸으로 막아왔습니다.

처음에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국가가 하는 일”이라면 “도와야지”라고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초고압 송전탑 주변엔 사람뿐 아니라 어떤 생명도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전도 국가도 어느 누구도 이 분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한전은 소위 ‘전문가의 견해’라는 것을 앞세워 일방적으로 공사를 강행하였습니다.
몸으로 막는 주민들에겐 용역을 동원하여 폭력을 행사하였습니다.
그러나 국가도 정치권도, 다른 지역 시민들도 밀양의 싸움을 외면하였습니다.
결국 작년 1월, 이치우 할아버지가 평생 가꾸어 온 자신의 논밭에서 분신자살을 하셨습니다.

이후 한전은 일시적으로 공사를 중단하였으나 지난 5월 20일부터 공사를 재개하였습니다. 그 사이 1년 반이란 기간이 있었지만 한전은 주민들을 설득 하지도 못했고, 주민들과의 합의를 이끌어내지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전 국민을 상대로 ‘블랙아웃’이라는 근거 없는 협박을 하면서 자신들의 오만함과 무능함을 감추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것은 우선은 힘없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전이 벌이는 부당하고 폭력적인 ‘갑질’에 대한 분노 때문입니다.

우리는 “어찌 국민을 이리 천하게 보는겨..”라는 밀양 할머니들의 처절한 분노에 깊이 공감합니다. 국익의 이름으로, 개발의 명분으로 자기 땅에서 일방적으로 쫓겨나는 일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에 모인 것은 단지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닙니다. 우리는 “그렇게 다 잘라내고 나면 너흰 어디 기대고 살래?”라며 자신의 몸을 포클레인에 묶은 할머니들의 서글픈 절규 속에서 “나무를 베려면 나의 등에 도끼질을 하라”며 자신의 삶의 터전인 숲의 나무들을 온 몸으로 껴안은 인도 히말라야의 칩코 운동을 봅니다. 성장이나 개발이 아니라 생명을 서로 돌보는 삶이 먼저라는 위대한 운동과 영혼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저희는 밀양의 싸움을 통해 우리 자신의 삶을 돌아봅니다.
무한성장과 무한전기의 세상에서는 누군가의 안락이 누군가의 피눈물 속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뼈아프게 깨닫습니다. 그 누구의 삶도 파괴되지 않고, 그 어떤 생명도 짓밟히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하게 됩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밀양에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쓰러지고 있습니다.

깊게 패인 주름, 지문조차 지워진 손발로 평생을 정직하게 노동하며 가꾸어온 이 분들의 삶의 터전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생명을 사랑하는 용인시민 여러분들께 호소합니다.
밀양의 싸움에 관심을 가져주십시오.

도대체 누가 무엇을 위해
어르신들로 하여금 유서를 쓰게 만듭니까?
밧줄을 목에 걸고 울부짖게 만듭니까?
온몸을 사슬에 묶고 산비탈을 오르게 합니까?
팔순 할머니를 웃통을 벗게 만들어 치욕과 노여움에 치 떨리게 만듭니까?

지금 밀양에는 법은 고사하고 인륜도 무너졌습니다.
이 어른들이 더 이상 쓰러지지 않도록, 밀양의 나무들이 더 이상 베어지지 않도록,
이 분들이 속절없이 자신의 땅에서 쫓겨나지 않도록 밀양의 싸움에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한국전력은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밀양주민들과 즉각 대화에 임하라!
밀양 송전탑 공사는 이제 완전히 명분을 잃었다. 죽음의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
한국전력은 UAE 원전수출 문제와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에 관련된 진상을 즉각 공개하라!

2013년 5월 28일

밀양주민을 지지하는 용인시민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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