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개발 도심속 생태체험 공간 이대로 없어지나
‘고기동 생태습지’ 대형노인복지시설에 존폐 위기에 놓여
10월 불법 벌목 사전환경성검토 숲 휴식기에 단 이틀간 진행
2011년 10월 24일 (월) 용인시민신문 최병성 프리랜서 기자 cbs@yongin21.co.kr
난개발 도심 속에 자생적으로 형성된 생태습지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수지구 고기리 고기교회 안에 있는 ‘고기리 생태습지’다.
고기리 생태습지는 광교산 자락에서 내려온 물로 인해 수십년동안 자연스럽게 형성된 지 오래된 계단형 전답. 고기교회에서 오랜 시간 가꿔와 지금 이 곳에는 개구리, 가재, 도롱뇽, 반딧불이 등이 서식하고 3월 초가 되면 개구리알과 도롱뇽 알이 논 곳곳에 자리를 튼다. 황새, 청동오리, 왜가리 등이 먹이를 찾아 습지로 날아드는 풍경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오랜 기간 난개발의 대명사였던 수지구에서는 그야말로 보기 드문 생태 보존 지역인 셈이다. 고기교회는 이 습지를 ‘처음자리 들꽃동산’이라 이름 짓고 매년 지역 아이들을 대상으로 생태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용인환경정의 등 환경단체들도 교육을 위해 이곳을 찾는다. 오는 30일에는 ‘처음자리 생태축제’도 연다. 그러나 최근 습지와 연접한 지역인 고기리 산20-12번지에 대규모 고급 노인복지시설이 들어서면서 습지는 사라질 위기에 처하게 됐다.
4미터 높이의 옹벽이 습지 주변에 자리 잡고 광교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를 막은 자리에 도로가 들어서면 습지는 자연적으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시설 측은 그러나 공사 사전 단계로 사업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인 지난 해 10월 습지 생태에 밀접한 영향을 주는 인접부지 아름드리 나무들을 불법 벌목했다.
고기교회와 용인환경정의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고기교회는 “습지 인접 지역이 개발되면 고기교회와 인접해 있는 샘원이 사라져 습지가 마르고 그곳에 사는 생물들과 생물을 감싸주는 숲 등이 사라질 수밖에 없다”며 “산20-12번지에 대한 개발을 재고해달라”고 시에 요청했다.
용인환경정의도 노인복지시설에 대한 사전환경성검토서에 대한 의견서를 지난 20일 시에 전달했다.
용인환경정의는 “(해당 습지는) 참나무류가 주종을 이루는 자연림으로 숲의 전이단계로 보아 생태적으로 이미 안정권에 들어선 숲으로 볼 수 있다”며 “사업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숲 속 아름드리 나무들을 마구 잘라버린 것은 매우 부적절한 조치였다”고 지적했다.
용인환경정의는 또 “사전환경성검토서 검토 결과 건축계획예정지에 대한 사전환경성검토는 단 이틀간 진행됐다”며 “숲의 생태는 사계절이 다르고 월별로도 다른데 동식물의 활동이 원활할 때 조사내용은 배제되고 숲이 휴식에 들어갈 무렵인 11월에 단 이틀 조사해 자료로 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전면적인 재조사를 촉구했다.
용인환경정의 관계자는 “수원시는 광교산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반면 용인시는 고기리 습지뿐만 아니라 신봉동에서도 비슷한 개발로 생태축을 단절시키는 등 무조건적인 개발에만 혈안이 돼있다”며 “이번 기회에 용인시의 개발정책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대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사전환경성검토 초안에는 고기교회의 계단식 전답이 빠져있는 상태여서 향후 한강유역환경청에 이 부분을 포함할 지 여부에 대해 질의를 보낼 예정”이라며 “한강유역환경청에 질의 결과에 따라 재조사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성 프리랜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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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동 생태습지’ 대형노인복지시설에 존폐 위기에 놓여
10월 불법 벌목 사전환경성검토 숲 휴식기에 단 이틀간 진행
2011년 10월 24일 (월) 용인시민신문 최병성 프리랜서 기자 cbs@yongin21.co.kr
난개발 도심 속에 자생적으로 형성된 생태습지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수지구 고기리 고기교회 안에 있는 ‘고기리 생태습지’다.
고기리 생태습지는 광교산 자락에서 내려온 물로 인해 수십년동안 자연스럽게 형성된 지 오래된 계단형 전답. 고기교회에서 오랜 시간 가꿔와 지금 이 곳에는 개구리, 가재, 도롱뇽, 반딧불이 등이 서식하고 3월 초가 되면 개구리알과 도롱뇽 알이 논 곳곳에 자리를 튼다. 황새, 청동오리, 왜가리 등이 먹이를 찾아 습지로 날아드는 풍경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오랜 기간 난개발의 대명사였던 수지구에서는 그야말로 보기 드문 생태 보존 지역인 셈이다. 고기교회는 이 습지를 ‘처음자리 들꽃동산’이라 이름 짓고 매년 지역 아이들을 대상으로 생태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용인환경정의 등 환경단체들도 교육을 위해 이곳을 찾는다. 오는 30일에는 ‘처음자리 생태축제’도 연다. 그러나 최근 습지와 연접한 지역인 고기리 산20-12번지에 대규모 고급 노인복지시설이 들어서면서 습지는 사라질 위기에 처하게 됐다.
4미터 높이의 옹벽이 습지 주변에 자리 잡고 광교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를 막은 자리에 도로가 들어서면 습지는 자연적으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시설 측은 그러나 공사 사전 단계로 사업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인 지난 해 10월 습지 생태에 밀접한 영향을 주는 인접부지 아름드리 나무들을 불법 벌목했다.
고기교회와 용인환경정의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고기교회는 “습지 인접 지역이 개발되면 고기교회와 인접해 있는 샘원이 사라져 습지가 마르고 그곳에 사는 생물들과 생물을 감싸주는 숲 등이 사라질 수밖에 없다”며 “산20-12번지에 대한 개발을 재고해달라”고 시에 요청했다.
용인환경정의도 노인복지시설에 대한 사전환경성검토서에 대한 의견서를 지난 20일 시에 전달했다.
용인환경정의는 “(해당 습지는) 참나무류가 주종을 이루는 자연림으로 숲의 전이단계로 보아 생태적으로 이미 안정권에 들어선 숲으로 볼 수 있다”며 “사업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숲 속 아름드리 나무들을 마구 잘라버린 것은 매우 부적절한 조치였다”고 지적했다.
용인환경정의는 또 “사전환경성검토서 검토 결과 건축계획예정지에 대한 사전환경성검토는 단 이틀간 진행됐다”며 “숲의 생태는 사계절이 다르고 월별로도 다른데 동식물의 활동이 원활할 때 조사내용은 배제되고 숲이 휴식에 들어갈 무렵인 11월에 단 이틀 조사해 자료로 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전면적인 재조사를 촉구했다.
용인환경정의 관계자는 “수원시는 광교산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반면 용인시는 고기리 습지뿐만 아니라 신봉동에서도 비슷한 개발로 생태축을 단절시키는 등 무조건적인 개발에만 혈안이 돼있다”며 “이번 기회에 용인시의 개발정책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대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사전환경성검토 초안에는 고기교회의 계단식 전답이 빠져있는 상태여서 향후 한강유역환경청에 이 부분을 포함할 지 여부에 대해 질의를 보낼 예정”이라며 “한강유역환경청에 질의 결과에 따라 재조사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성 프리랜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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