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골프장 천지 용인시 "하나 더..."(2009.1.15)

골프장 천지 용인시 "하나 더… "

2009년 01월 15일 (목) 한국일보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전국 최다 26개 보유… 또 시립골프장 추진
"환경 훼손에 세수 효과도 불투명" 논란 일어

전국 최다인 26개의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는 경기 용인시가 시립골프장을 또다시 추진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외적으로 시립골프장의 성공사례가 드물고 세수효과도 미미하다는 점을 들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14일 용인시에 따르면 시는 이동면 묘봉리 180만㎡의 임야에 시립골프장을 건설키로 하고 타당성 조사 용역을 최근 발주했다. 골프장 건설에는 공사비 600억원 등 총 1,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시는 추산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장례문화센터를 받아들인 지역 주민들을 위한 고용창출과 자주재원 확보를 위해서 시립골프장을 추진키로 했다"면서 "시립골프장이 건설되면 매년 홀 당 1억원의 지방세수가 걷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이 일대에 골프스쿨을 세우고 골프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골프 관련 사업을 다양하게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용인시에는 현재 6개의 신규 골프장이 추진 중인데다, 경기침체로 골프장 수익률이 갈수록 악화할 것으로 예상돼 지자체가 거액을 들여 골프장을 건설할 필요가 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강원 태백시가 투자한 O2골프장이 현재 경영난에 봉착해 있고, 일본에서도 지자체가 제3섹터방식으로 투자한 골프장들이 제일 피해가 컸던 것을 예로 들면서 시가 직접 골프장을 건설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서천범소장은 "지자체 골프장은 일반 골프장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그렇다고 생활체육시설로 운영하자니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든다는 딜레마가 있다"면서 "국내외 사례를 검토해 볼 때 지자체가 골프장으로 수익을 내는 경우는 드물어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소는 국내 골프시장이 본격적인 하락세로 접어든 가운데 신규골프장 개장, 이용객 감소, 회원가 급락 등으로 조만간 도산하는 골프장이 등장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지역 환경단체도 골프장으로 수익을 올리려는 용인시 행태에 대해 맹비난하고 있다.

용인환경정의 이오이사무국장은 "용인시가 시립골프장을 추진하는 곳은 그나마 온전하게 남은 녹지축"이라면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전국적으로 나무심기 운동이 벌어지는 마당에, 시는 한해 10억여원의 세수를 위해 거대한 녹지를 훼손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용인시 관계자는 "장례문화센터가 들어서는 지역에 대한 인센티브와 세수확보를 위해 시립골프장을 재추진 하게 됐다"면서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며 용역결과가 나와봐야 추진여부가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앞서 2004년에는 남사면 일대에 시립골프장을 추진했다 반발이 거세지자 철회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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