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임진강생명평화축제 "물 좀 주소"

임진강 생명평화축제 ‘물 좀 주소’에 즈음한

임진강 생명평화 선언문



2015년 올해는 분단 70년, 한국전쟁 65년이 되는 해이다. 분단과 전쟁으로 인한 상처는 우리들에게 평화와 생명의 공간인 DMZ를 선물로 안겨줬다. 특히 서부 DMZ구간인 파주에는 판문점이 있고, 남북관계가 악화됐어도 남북이 만나는 곳 개성공단으로 통하는 큰 길이 있다.

임진강은 북녘 땅에서 발원하여 DMZ를 통과해 왔고, 남한의 민간인통제구역을 흐르며 파주시 탄현과 김포, 북한의 황해도 개풍군 사이를 흐른다. 남북한 사이에서 임진강은 남쪽구간 대부분이 철책 안을 갇혀 흐르는 슬픈 강이다. 임진강은 철책 안을 갇혀 흐르는 슬픔 때문에 개발의 삽질을 피하고 생명을 품은 행복한 강이 되었다. 임진강에는 멸종위기 조류, 어류, 양서파충류, 포유류, 곤충 등이 어울려 살아가는 곳이다. 농어민들에게는 중요한 삶터다. 그러기에 임진강은 생명과 평화를 상징하는 강이며 DMZ를 넘나들며 통일을 꿈꾸는 강이다.

그러나 지금 남북의 평화는 위협받고 있고 임진강변 주민들은 긴장의 위협 속에 살아가고 있다. 지뢰가 터지고, 상대를 비방하는 풍선과 총성이 오가고 있다. 그러기에 더욱 평화가 절실하다. 또 국토부가 추진하는 , 으로 생명들이 위태롭고, 농부들은 농토를 잃고 쫓겨날 위기에 놓였다.

물은 생명이다. 강은 평화이다. DMZ는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역사적인 장이며 동시에 생명들이 안식을 얻은 공간이다. 평화는 생명이며 임진강은 생명의 젖줄이다. 임진강은 지금 이대로 구불구불 흐르며 생명의 젖줄로 살아있어야 한다.

우리는 오늘 분단의 철책이 둘러쳐진 임진강변에 위치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음악의 언덕에서 임진강의 생명을 지키고, DMZ의 평화를 바라는 염원을 모아 임진강생명평화축제 - ‘물 좀 주소’를 열었다.

오늘 우리가 걸어온 발걸음은 임진강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농민들이 논에서 평화롭게 농사지으며 살아가길 바라는 몸짓이다. 또한 오늘 우리가 부르는 노래는 임진강의 새들과 개구리들과 물고기들이 터전을 잃지 않고 평화롭게 살기를 소망하는 함성이다. 사람들 삶의 근본은 농사이다. 논은 우리 모두의 밥상이며, 생명들의 밥상이다. 모든 생명의 원천은 강물이다. 강은 평화이다.

무엇보다 오늘 임진강생명평화축제를 만들어온 시민들의 후원과 재능기부는 임진강을 넘어 생명과 평화라는 범인류적 가치와 소명이 지켜지기를 바라는 아우성이다. 우리는 그 모든 염원을 담아 앞으로 임진강의 생명평화를 지켜나갈 것이다. 임진강을 지금 이대로 흐르게 평화를 겨누는 총을 내려라. 생명을 위협하는 삽질을 멈춰라.




2015. 9. 29




임진강생명평화축제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