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조선일보는 4대강사업에 대한 철 지난 미련을 내려놔야 한다

 

[논평] 

<조선일보>는 4대강사업에 대한 철 지난 미련을 내려놔야 한다

 

지난 18일 <조선일보>는 한강·낙동강 보(洑) 해체 경제성 분석 결과가 실측 자료가 아니라며 '날조'라는 격정적인 표현으로 감정적인 기사를 토해냈다. 하지만 <조선일보>가 제기하고 있는 한강 낙동강 경제성 평가에 활용된 수질 모델링 및 조건부가치평가 방식은 몇사람의 '날조'가 아닌 국가물관리위원회의 결정사항이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그동안 하천과 호소 수질 지표에서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을 활용하거나 비슷한 방식의 경제성 평가는 모두 날조된 것인가. 아니면 <조선일보>는 실측자료를 활용하자는 자신들의 주장대로 한강 낙동강 보 수문개방의 필요성을 인정하는가. <조선일보>가 환경이슈에서 사실을 보도하는 언론사 역할이 아닌 직접 이해당사자로서 목소리내는 역할을 포기하지 못하겠다면 모델링 결과를 신뢰하든 수문개방을 동의하든 하나는 선택해주길 바란다. 시민들이 언제까지 <조선일보>의 유치한 몽니를 참고 견뎌야 하는가.

한강과 낙동강 보 설치 및 해체에 관련된 영향을 보여줄 수 있는 수질 지표로 화학적산소요구량(COD)으로 선정한 것은 당연하다. 이는 금강과 영산강 보 처리방안을 검토할 당시 결정된 것이며, 보 해체를 통해 강이 자유롭게 흐르는 상황을 모델링하려면 보 설치로 인해 발생되는 녹조를 반영할 수 있는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이 적절하기 때문이다.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은 수처리를 통해 나아지는 값을 반영한다. 이는 수질전문가라면 반박의 여지가 없다.

수질모델링을 통한 분석도 일리가 있다. 수문 개방을 통한 실측자료는 고정보 구간에서 정체되는 구간이 발생하고, 지류 등의 오염원 유입 등 변수가 개입되므로 보 해체의 편익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못한다. 수문개방은 보 해체 후 장기적으로 나타나게 되는 수질/수생태계 개선의 편익, 설계 기준에 맞지 않는 물 이용시설의 문제 등 일부를 모니터링하기 위한 보조적인 수단이다.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한강·낙동강에서 보 해체에 따른 수질 수생태계 변화를 비교하기 위해 보 개방을 통한 실측 자료를 활용하길 바라는가. 그렇다면 수문개방에 동의하라. 우리 역시 한강과 낙동강의 수문을 활짝 열어젖혀서 직접 확인하고 싶다. 한강과 낙동강이 수문개방만으로도 금강과 영산강처럼 남조류가 97%가 줄어들지, 멸종위기종 흰수마자가 얼마나 돌아올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하상이 어떻게 회복될지 확인할 수 있는 실측 자료를 얻고 싶다.

<조선일보>가 기사에서 지적한 하천시설 여론조사는 예비타당성조사에서 환경서비스의 가치를 평가할 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법론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식을 비판하기 전에 해당 보고서를 더 자세히 읽어보길 권한다. 보고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경제성을 평가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환경가치 평가방식 중 무엇을 활용하더라도, 수질 데이터를 모델링 자료를 쓰거나 보 설치 전 자료를 활용해도, 매몰비용을 포함해도 4대강 보는 해체가 경제성이 높다. 감사원 4차 감사 당시 4대강사업의 경제성 분석 결과와도 일치한다. 4대강사업은 비용이 31조 원이고 편익은 친수 편익 3.5조 원을 포함해서 6.6조 원에 불과했다. 비용 대비 편익으로 따지면 0.21에 불과한 경제성 없는 사업이다. 모든 분석의 결론이 같은 방향인 이유는 4대강사업으로 만들어진 16개 보는 쓸모 없는 시설이기 때문이다. 편익없이 비용만 발생하는 시설을 무조건 유지해야한다는 <조선일보>의 주장이 과연 합당한가. 

<조선일보>가 강복원만큼은 안된다며 이해당사자 역할을 자임해도 세계적인 강복원의 흐름을 모두 막을 수 없다. 미국 역시 엘와강과 클라마스 강에서 대형댐을 철거하고 강을 복원하기 위해 환경가치 평가를 통한 경제성을 평가했다. 용도없이 방치된 댐을 철거하고 강을 자유롭게 흐르도록 하는 것이 환경적으로 경제적으로도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유럽환경청(EEA)은 기후위기 시대에 유역을 자연기반해법(NBS)으로 복원하기 위해 강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철거할 것을 권고하고 있고,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25,000km의 강을 자유롭게 흐르게 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대한민국 환경정책이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의도적이고 선택적으로 왜곡하는 윤석열 정부와 <조선일보>에 의해 반지성주의로 후퇴할까 우려스럽다. 하천정책의 뒷걸음질은 이명박 정부의 4대강사업으로 족하다. 비정상화된 하천정책을 정상화하는 것이 시대 정신이지만, <조선일보>의 사고는 여전히 이명박 정부 시대에 머물러있다. 언론으로서 최소한의 자존심이 남아있다면 4대강 사업에 대한 철지난 미련을 내려놓고 발전적이고 합리적인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조선일보>는 ‘고인 물은 썩는다’라는 상식을 언제까지 부정할 것인가.

 

2022. 5. 19

한국강살리기네트워크 /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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